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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동물원 전시동물 최근 5년간 922마리 이상 매각
전국 동물원 전시동물 최근 5년간 922마리 이상 매각
  •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승인 2015.10.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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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서울대공원 전시동물 도축장 판매 금지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 News1 변지은 인턴기자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전국 동물원에서 최근 5년간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동물 922마리가 '잉여'의 낙인이 찍혀 무분별하게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전국 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지자체동물원(2011~2015) 잉여동물 판매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동물원에서 922마리의 동물들이 2억2000여만원에 개인이나 법인에 판매됐다.

경상남도의 경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전체 판매된 잉여동물수는 그 이상이다.

동물원에서 판매된 잉여동물들 중에는 원숭이, 대륙사슴, 산양 등 멸종위기종이 다수 포함돼 있다.

충청북도의 한 동물원은 멸종위기종1급인 대륙사슴을 개인에게 매각했다고 자료를 제출했고, 울산에서는 '산양'이 여러 차례 매매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토종 산양은 천연기념물 217호로 지정돼 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현행법상 멸종위기종은 포획을 포함해 유통, 보관, 수출입이 금지돼 있다. 위반시 야생생물 보호등급에 따라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지난 4년간 멸종위기 동물 관련 처벌 건수는 전국에서 17건에 적발돼 경찰에 고발조치된 것이 전부다. 매매 적발건수는 단 한건도 없었다.

동물원 잉여동물들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비드, 조달청의 나라장터,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공고를 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의계약으로 처분되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개인적 연락을 통해 판매돼 구입자에 대한 검증절차는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는 동물원의 잉여동물 처리에 대한 일원화된 기준이 없다보니 각 동물원들이 내부규정에 따라 잉여동물을 무분별하게 생산·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내 동물원·수족관은 '동물원법'의 부재로 박물관이나 공원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민영동물원의 경우 대다수가 미등록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확인된 미등록 동물원이 29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장하나 의원이 지난 2013년 9월 대표발의한 '동물원법'은 2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장하나 의원은 "동물원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일원화된 원칙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동물 개체수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은 잉여동물들이 생기고, 이 동물들이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물원 설립 및 관리에 관한 규정을 담은 '동물원법 제정안'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물보호단체 케어(공동대표 박소연·전채은)는 지난 8월 19일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전시됐던 사슴과 흑염소 등 총 43마리가 도축농장으로 매각된 현장을 포착하고 시위를 벌인 바 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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