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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한국을 들썩이게 한 반려동물 사건사고
올 한해 한국을 들썩이게 한 반려동물 사건사고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5.12.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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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다사다난했던 을미년(乙未年)이 가고 병신년(丙申年)이 다가오고 있다. 올 한 해 반려동물과 관련한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2015년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반려동물 사건·사고 10 대 뉴스를 뽑아봤다.

1.충격적인 모습으로 발견된 '화살 맞은 고양이'

화살에 맞은 지 사흘 만에 주민에게 발견된 길고양이. © News1

2015년 가장 충격적인 동물 관련 사건은 '화살 고양이 사건'이다. 이 사건은 지난달 한 방송 프로그램이 몸에 화살이 박힌 채 떠돌아다니는 길고양이 이야기를 전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경남 창원의 한 도로에서 몸이 화살에 관통된 채 발견된 길고양이 한 마리. 화살이 왼쪽 다리 부분까지 관통해 다리뼈까지 부러진 고양이는 화살을 맞은 지 3일 만에 주민들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밤새도록 고양이 소리에 잠을 못 잤는데, 다음 날 출근하려고 대문을 나서다 보니 고양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고 있었다. 너무 화가 나 고양이에게 화살을 쐈다"고 말했다.

다행히 현재 고양이는 화살 제거 수술을 받고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2.개에게 막걸리 먹인 '개막걸리녀'

지난 6월 한 여성이 자신의 반려견에게 막걸리를 먹인 사진을 SNS에 올려 큰 논란이 일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News1

지난 6월 사진 한 장 때문에 온라인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일명 '개막걸리녀'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한 여성이 "막걸리 마시고 비틀비틀 토하고 난리다. 먹순아 우리 술 끊자"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알려졌다. 이 여성이 올린 사진엔 작은 개 한 마리가 액체를 토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여성은 앙상한 모습의 반려견 두 마리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찍어 올리며 "일주일 굶겼더니만 그릇도 먹겠다, 얘들아"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반려견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것도 부족해 술까지 먹인 이 여성은 경찰조사에서 막걸리가 아니라고 부인했고, 혐의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개막걸리녀'의 개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동물보호단체에 구조돼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3.길고양이 잡아다 건강원에 팔아 넘겨

지난 16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은 '관절염엔 고양이가 특효'라는 속설 때문에 벌어졌다.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가에 불법 포획틀을 설치해 길고양이 5마리를 잡아 건강원에 팔아넘긴 윤모(27)씨. 윤씨는 포획한 길고양이를 마리당 1만5000원에 건강원에 팔아넘겼다.

윤씨는 범행 당시 대담한 거짓말까지 했다. 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캣맘'이 윤씨를 추궁하자 구청 직원이라고 속였던 것.

윤씨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고, 윤씨가 불법 포획한 길고양이를 사들여 직접 도축해 손님들에게 판매한 건강원 업주 김모(52)씨도 함께 불구속 입건됐다.

4.길고양이 집 지어주다가…'용인 캣맘 사건'

지난 10월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50대 여성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이 여성은 당시 아파트 화단에서 길고양이 집을 만들고 있었다. 이 여성은 평소에도 동네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캣맘'으로 유명했다.

이 여성이 캣맘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캣맘에게 앙심을 품은 누군가가 저지른 소행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사건발생 일주일 뒤 붙잡힌 용의자의 정체에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이었던 것.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아파트 옥상에서 낙하 실험을 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캣맘에게 벽돌을 던져 사망에 이르게 한 A군(9)은 만 10세 미만의 '형사책임 완전 제외자'로 분류돼 형사처벌은 물론 보호처분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5.'여친 감금폭행' 의전원생, 동물학대까지…


'조대남'이 목을 조른 피해자 개의 사진. (사진 출처 SBS 기사 캡처) © News1

여자친구를 4시간 동안이나 감금하고 폭행한 조선대학교 의학전문대생 박모(34)씨의 파렴치한 행각에 전 국민이 공분했다.

박씨가 여자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한 건 전화응대가 맘에 들지 않았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박씨는 여자친구에게 이런 일을 벌인 것도 모자라 사건 당시 여자친구의 반려견에게까지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의 여자친구가 휴대폰으로 녹음한 음성파일엔 박씨가 반려견의 목을 조르는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박씨는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상해)만 인정돼 벌금 1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를 받으면 학교에서 제적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학교 측도 징계에 미온적이었다. 논란이 커지며 파장이 확산하자 학교 측은 뒤늦게 제적 결정을 내렸다.

6.국제 멸종위기종 원숭이가 도시 한복판에?

국제적 멸종위기 1위종으로 지정된 슬로로리스 원숭이. (사진 낙동강관리본부 제공) © News1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신기한 모습의 원숭이가 도심에서 잇따라 발견됐다.

국제 멸종위기종인 슬로로리스 원숭이가 부산의 한 시장에 출몰해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이 원숭이는 지난 11월 3일, 13일, 15일에 각각 한 마리씩 발견됐다.

이 사건을 접한 동물보호단체는 "밀수가 의심된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이 곧 조사에 착수했지만 아직까지 단서조차 못 찾고 있다. CC(폐쇄회로)TV가 고장 난 데다 목격자도 없기 때문이다. 밀수 가능성이 제기되자 관세청도 팔을 걷어붙였지만 여전히 실마리를 못 찾고 있다.

7.동물원에서 도축장으로…사슴의 기구한 여정

지난 11월 경기 용인시 한 도축장에서 구조된 사슴 11마리와 흑염소 14마리. (사진 케어 제공) © News1

서울대공원이 '잉여동물(너무 많이 번식하거나 전시용으로 가치를 잃어 매각 대상이 된 동물)'로 분류한 사슴과 흑염소 43마리를 한 도축농장에 판매한 사건도 국내를 발칵 뒤집기에 충분했다.

살아 있을 땐 구경거리였던 동물들이 죽어서 몸보신거리가 될 운명에 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동물보호단체 대표까지 단식 농성에 나서는 등 비난이 빗발치자 서울동물원은 매각된 사슴과 흑염소를 재매입 후 수용 가능한 다른 동물원과 목장으로 옮겨 키우기로 결정했다.

도축장 매각 사태 발생 3개월이 지난 지난달 16일 사슴과 흑염소 30마리(3개월간 흑염소 13마리가 폐사하고 새끼 흑염소 8마리가 태어났다)가 안전한 새 보금자리로 옮겨졌다.

8.한국은 '돌고래 세탁국'?

흰 돌고래 벨루가 (거제씨월드 제공) © News1

경남 거제시에 지난해 4월 문을 연 돌고래수족관인 거제씨월드는 한국을 '돌고래 세탁국'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거제씨월드는 중국계 싱가포르인 림치홍 대표가 운영하는 외국계 자본 회사다. 수족관 건물과 돌고래를 거제시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운영권과 수족관 부지를 무상으로 받았다.

거제씨월드는 운영난을 이유로 일본에서 수입한 큰 돌고래 5마리를 터키로 재반출하겠다는 수출 요청서를 제출해 환경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비윤리적으로 돌고래를 포획해 세계동물원수족관협외로부터 자격 정지를 받은 일본의 '꼼수'라는 지적이 많았다. 일본이 돌고래를 해외로 수출하는 방법은 제3국을 거치는 방법뿐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우회 판매 통로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물보호단체들은 "한국이 외국자본에 휘둘려 '돌고래 세탁국'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했다.

9.'화살 고양이'도 모자라 '화살 개'까지…

'화살 고양이' 사건에 이어 '화살 개' 사건도 벌어졌다. 김모(59)씨가 '눈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사찰에서 지내는 개에게 화살을 쏴 치명상을 입힌 사건이다.

김씨는 지난 1일 울산 울주군 삼동면 삼덕공원묘지에서 작업을 하던 중 음식물을 먹기 위해 곁을 맴돌던 개가 눈에 거슬린다며 개의 복부에 직접 만든 화살을 발사했다. 화살을 맞은 개는 마을 주민의 신고로 구조돼 치료를 받았다.

부상을 입은 개는 경찰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기도 했다. 경찰이 '개를 풀어놓으면 사건 장소를 찾아갈지 모른다'고 판단해 일주일 동안 개를 쫓아다닌 결과 한 공원묘지에 서성거리는 개를 발견했다. 경찰은 개의 행동에 단서가 있다고 생각해 공원묘지를 수색했고, 창고에서 사제 화살을 발견해 김씨를 붙잡았다.

10.생매장된 개, 알고 보니…

지난 8월 산 채로 포대에 담겨 땅에 묻혀 있던 개 한 마리가 구조됐다. 사진은 구조 당시 모습. (용인 유기동물보호소 제공) © News1

지난 8월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막을 내린 사건이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A씨는 함께 지내던 반려견 2마리를 용인에 사는 지인에게 맡겼다. A씨 지인은 개들을 비닐하우스 옆 말뚝에 묶어놨지만 개들은 이내 줄을 끊고 달아나 버렸다. 길을 떠돌던 두 마리의 개를 본 행인은 119에 "유기견들이 위험하게 도로를 돌아다닌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관들이 개 포획에 나섰지만, 한 마리는 산으로 도망가고 다른 한 마리는 차와 충돌했다. 차에 치인 개를 구조한 소방대원들은 개가 죽은 것으로 판단해 포대에 담아 인근 수풀에 묻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땅에 묻힌 개는 살아 있었다. 이 개를 발견한 주민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당초 이 사건은 살아 있는 개를 땅에 묻은 끔찍한 동물학대 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졌지만, 수사 결과 소방대원들이 개가 죽은 줄 알고 땅에 묻어 벌어진 해프닝으로 드러났다. 목숨을 건진 개는 보호자 품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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