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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반려동물 어디에 맡겨요?" 벌써부터 걱정
"설에 반려동물 어디에 맡겨요?" 벌써부터 걱정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6.01.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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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위치한 한 동물보호소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한 유기견. (자료사진) © News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박유진(여·31)씨는 설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할머니 댁에 반려견 쫑비를 데리고 갈지 말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전남 해남은 너무 먼 거리였는지 쫑비는 지난 추석 때 차 안에서 침을 흘리고 구토를 하는 멀미 증상을 보였다.

멀미를 한 뒤부터 쫑비는 자동차에 타길 거부하는 행동마저 보이고 있다. 어머니가 동물병원에서 멀미약을 처방받으라고 하지만 그래도 걱정은 남는다. 큰어머니가 동물이라면 질색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쫑비만 보면 기겁하는 큰어머니 때문에 추석 연휴 내내 할머니 댁에서 눈칫밥을 먹어야 했다.

민족대명절 설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토요일부터 대체공휴일까지 총 5일간 쉴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계획하는 이도 많다. 그런데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이들은 긴 연휴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반려동물과 함께 먼 길을 떠나기 힘들뿐더러 다른 가족이 반려동물을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반려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털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으로선 강제로 반려동물과 지내야 하는 일만큼 힘든 일도 없다. 박씨의 반려견 쫑비가 멀미를 심하게 한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일부 동물에겐 장거리 여행 자체가 고역이다. 그렇다고 반려동물을 두고 집을 비울 순 없는 일.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이래저래 고민이다.

오랜 기간 집을 비워야 하는 휴가철엔 유기동물 수가 급증한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한 달간 유기된 동물은 8274마리. 이는 같은 해 월평균 유기동물 수(6707마리)보다 23.4% 많다. 2014년 역시 7월 한 달간 유기된 동물 수는 8684마리로 같은 해 월 평균(6761마리)보다 28.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집을 장기간 비우는 휴가철이나 명절에 유기동물 수가 늘어나는 건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을 함께 데리고 갔다가 잃어버리거나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반려동물을 버리고 오기 때문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휴가철에 반려동물을 집에 두고 갈 수 없으니 함께 데리고 갔다가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가서 동물을 버리고 오는 사례가 실제로 많다”고 밝혔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News1

반려동물을 믿지 못할 곳에 맡겨 문제가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그 예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A씨는 함께 지내던 반려견 두 마리를 잠시 용인에 사는 지인에게 맡겼다. 지인은 개들을 비닐하우스 옆 말뚝에 묶어놨지만 개들은 이내 줄을 풀고 달아났다. 신고를 받은 119가 포획에 나섰지만 한 마리는 산으로 도망가고 다른 한 마리는 차와 충돌했다. 차와 충돌한 개를 구조한 소방대원들은 개가 죽었다고 판단해 포대에 담아 인근 수풀에 묻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땅에 묻힌 개는 살아 있었다. 개는 결국 목숨을 구할 수 있었지만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맡길 곳이 마땅찮아 지인에게 맡겨도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애견호텔은 어떨까. 정모(여·28)씨는 지난해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면서 5일간 집을 비우게 됐다. 애견호텔에 반려견을 맡긴 정씨는 “하루에 4만원이나 지불하고 애견호텔에 맡긴 개가 며칠간 시름시름 앓았다”며 “수의사에게 데리고 가보니 ‘좁은 곳에 계속 갇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듯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외국엔 개를 전문적으로 돌봐주는 펫시터(pet sitter)가 많은데 한국에도 빨리 정착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의 비율이 64%에 이르는 미국 등의 해외에서는 펫시터 문화가 일찍이 정착됐다. 미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펫시터 업체 중 하나인 ‘도그베이케이(Dogvacay)’는 지난해 전 세계 도시 3000여곳에 지점을 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반려동물을 많이 기르는 나라에서 펫시터 사업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애견호텔이나 동물병원과는 달리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전문 펫시터에게 따뜻한 손길로 세심하게 관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훈련사 등 전문가들이 펫시터로 활동하는 사례도 많다.

최근엔 국내에도 펫시터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대기업이 사업 확장을 위해 펫시터 중개 사이트를 오픈하기도 하고 반려동물에 관심이 많은 개인이 업체를 열기도 한다. 일각에선 검증받지 않은 펫시터가 난립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믿을 만한 펫시터를 어떻게 물색할 수 있을까. 지난 1일 론칭한 반려동물 전문 플랫폼 '해피펫(www.happypet.co.kr)'은 위치기반 펫시터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검증된 펫시터를 중개수수료 없이 연결해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피펫 관계자는 “한국은 아직 펫시터 문화가 정착하지 않은 초입 단계라 펫시터 업체가 난립해 있는 상황”이라며 “반려동물을 한 가족으로 생각하는 보호자가 많아진 만큼 믿고 맡길 수 있는 검증된 사람이 등록한 곳에서 펫시터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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