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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장 많은 동물 학대 유형은 '길고양이 혐오'
지난해 가장 많은 동물 학대 유형은 '길고양이 혐오'
  •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승인 2016.02.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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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에 맞은 지 사흘 만에 주민에게 발견된 길고양이. © News1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몸이 화살에 관통된 채 발견되고, 불법 포획틀에 잡혀 건강원으로 넘겨지고.'

지난해 동물보호단체에 접수된 동물학대 제보 가운데 길고양이와 관련된 사항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동물보호단체 케어(공동대표 박소연·전채은)에 따르면 2015년 한해 동안 접수된 동물학대 제보는 총 1800여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10건은 형사고발 조치했고, 800여건은 관공서 등과 협력해 민원을 해결했다.

케어가 밝힌 학대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길고양이 혐오성 학대'였다.

쥐약을 살포하거나 아파트 지하실을 폐쇄하는 등 형태도 다양했다. 또한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캣맘(캣대디)들에 대한 폭행사건도 잇따랐다.

대표적인 동물학대 사건은 '화살 고양이 사건'. 지난해 11월 경남 창원시의 한 도로에서 몸이 화살에 관통된 길고양이 한 마리가 발견됐다. 화살은 왼쪽 다리 부분까지 관통해 다리뼈가 부러진 상태였다.

또 12월에는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가에 불법 포획틀을 설치해 길고양이 5마리를 잡아 마리당 1만5000원을 받고 건강원에 팔아넘긴 2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앞서 같은해 10월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단지에서는 50대 여성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졌다. 이 여성은 평소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캣맘'으로 유명한데 당시 아파트 화단에서 길고양이 집을 만들고 있었다.

(자료 케어 제공)© News1

반려견, 반려묘 등 반려동물에 대한 학대 제보도 끊이질 않았다.

유형으로는 방치, 호더(동물의 수를 늘리는 데에만 집착하는 사람), 구타, 죽이는 행위, 화상 등 다양했다.

또한 살아있는 동물을 악어 등 육식성 파충류의 먹이로 주는 행위,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종의 무분별한 수입 및 판매, 살아있는 동물의 택배 배송, 백화점과 마트 등에서의 무분별한 동물 판매 등도 학대로 제보됐다.

애견숍은 방치, 호텔링 중 사망, 의료사고 등 개인 간 민원성 문제도 발생했으며, 공혈견, 투견 등 동물이 인간의 이익을 위해 이용당하는 경우와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의 방치, 개고기, 묻지마 입양 등 학대 현장도 포착됐다.

이밖에 서울대공원이 '잉여동물(너무 많이 번식하거나 전시용으로 가치를 잃어 매각 대상이 된 동물)'로 분류한 사슴과 흑염소를 한 도축농장에 판매한 사실이 전해져 케어가 동물구조에 앞장서기도 했다.

박소연 케어 대표는 "그동안 전국에서 벌어진 동물 학대사건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케어는 지난해 재정악화로 두 번이나 구조 중단을 결정했던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면서 "올해는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더 이상 케어의 동물구조대가 출동하지 않기를 바래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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