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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왈칵 쏟게 만드는 '유기견의 노래'
눈물 왈칵 쏟게 만드는 '유기견의 노래'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6.05.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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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집)-유기견의 노래'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News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그땐 정말 행복했었는데 이젠 나를 떠나고 없네요.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도 어둠에 비가 섞여 내려도 여전히 이 자리를 지키죠, 언젠가 돌아올 테니. (중략) 혹시 내게 오는 길을 잃었어도 변함없이 기다릴 거예요.’

반려견 보호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가 나왔다. 곧 음원으로 발표되는 'Home(집)-유기견의 노래'. 보호자에게 버려졌지만 자신이 버림 받은지도 모르고 보호자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유기견의 마음을 담담하게 읊는 노래다.

보호자와 함께했던 따뜻한 추억, 어디론가 사라진 보호자를 찾아 헤매는 막막한 기분, 그리고 보호자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쓰라린 희망이 듣는 이들의 가슴을 후빈다.

말 못하는 동물이라 보호자에게 버려졌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 길이 없지만, 유기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유기동물 구호단체 회원들이 직접 써 내려간 가사 한마디 한마디에 진정성이 오롯이 녹아 있다.

때로는 연인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정을 나누기 때문일까. 가사를 곱씹으면 언뜻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낸 뒤 다시 돌아오기만 기다리는 여인의 마음을 그린 것 같기도 하다.

'Home(집)-유기견의 노래'를 부른 그룹 A-Tree. © News1

차분해서 되레 쓸쓸한 가수들의 목소리도 처량한 노래 분위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왈칵 눈물을 쏟게 할 것처럼 애잔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룹 ‘A-Tree’의 손민관, 전웅민, 박수민이다.

세 남자는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수년간 연습생으로 활동하던 유망주였다. 치열한 경쟁 끝에 쫓겨나다시피 소속사를 나온 이들은 다행히 한 소속사 대표를 만난 뒤 음반을 발표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자신의 전부라고 여긴 노래와 춤, 열정을 잃었을 때의 감정을 이 곡에 이입했다고 했다. 삶의 의미를 송두리째 상실한 심정을 느껴서일까, 녹음 중 세 남자는 눈물을 쏟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노래를 한층 빛나게 하는 뮤직비디오는 유기동물 구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 회원들이 보내온 반려견들의 사진들로 제작됐다. 사진 속 개들은 모두 한때 길거리를 떠돌다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입양견들이다. 팅커벨프로젝트 회원들이 유기견을 위한 노래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사진 수백장을 보내준 덕에 제작될 수 있었다.

노래가 끝나갈 즈음 케이지에 갇힌 개들의 모습은 한층 슬픔을 고조한다. 이 개들은 아직 가족을 못 만나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지내는 유기견이다.

하염없이 가족을 기다리는 개들의 모습과 함께 등장하는 팅커벨프로젝트의 메시지는 또 한 번 가슴을 울린다.

'이 동물들에게도 한때는 집이 있었습니다.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면서 교감하던 가족이 있었습니다. (중략) 당신의 선택으로 이 기다림을 끝내주세요. 버려진 동물들에게 따뜻한 집이 되어주세요.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일은 한 생명의 세상을 영원히 바꿔주는 일입니다.'

음원을 기획한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우연히 기획하게 된 노래가 이렇게 훌륭한 작품이 될지 몰랐다"면서 "유기동물들을 집으로 데려갈 그 누군가가 나타나달라고 호소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유기동물들이 하루빨리 집밥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음원 수익 일부를 유기견 구호기금으로 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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