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11-27 06:48 (일)
[뚱아저씨의 동행] 안락사 직전 구조돼 웨딩사진까지 찍은 뽀동이
[뚱아저씨의 동행] 안락사 직전 구조돼 웨딩사진까지 찍은 뽀동이
  • (서울=뉴스1) 라이프팀
  • 승인 2016.05.27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뽀동이. © News1

(서울=뉴스1) 라이프팀 = 포메라니안 뽀동이는 2013년 10월 16일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에서 구조해 온 아이입니다. 보통 포메라니안은 입양이 잘 되는 편인데 뽀동이는 슬개골 탈구가 심했던 탓인지 입양을 가지 못하고 오랜 시간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었어요. 팅커벨 프로젝트가 뽀동이를 구조한 그날, 뽀동이는 안락사 될 예정이었습니다.

뽀동이를 구조해 올 당시 팅커벨 프로젝트에는 입양센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조한 아이들은 가정에 임시 보호되거나 병원에서 생활을 하다 입양을 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라도 더 좋은 가정으로 입양을 보내야겠다는 맘에 한 동물보호단체 대표께 부탁해 입양센터에 팅커벨 아이들의 자리를 마련한 적이 있습니다. 그 중 한 칸에 뽀동이가 들어가 입양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케어 퇴계로 입양센터에서 입양자를 기다리던 뽀동이. © News1

뽀동이는 예쁜 외모 덕에 정말 많은 분들에게 입양상담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인기에도 불구하고 계속 입양이 무산됐어요. 무려 30차례나 입양상담을 했는데도 말이죠. 정말 큰일이었어요. 뽀동이의 입양이 계속 무산됐던 이유는 심한 짖음 때문이었습니다.

그 때 입양센터를 자주 들렀던 저는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무척 괴로웠습니다. '뽀동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보호소에서 구조해왔는데 이게 뭔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 번 우리 집으로 데려와 보자'라는 결심을 했어요. 뚱아저씨네 집은 단독주택이니까 심하게 짖더라도 감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뽀동이를 뚱아저씨 집으로 데려오게 됐습니다.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내내 뽀동이는 얌전했습니다. 안 짖더라고요. 오히려 환한 웃음으로 저를 기쁘게 했습니다. 집에 와서도 뽀동이는 전혀 짖지 않았어요. 집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더니 뚱아저씨 침대에 올라가 자기까지 했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뚱아저씨가 업무를 보러 외출을 하려 하니 잘 다녀오라는 인사도 하더라고요.

뚱아저씨 집에는 CCTV가 있어서 아이들의 모습을 밖에서도 지켜볼 수 있어요. 걱정스런 맘에 CCTV에 찍힌 아이들을 종종 확인했어요. 그런데 뽀동이는 가끔 돌아다닐 뿐 짖지 않더라고요. 그때 어찌나 안도가 되던지…. 한편으론 이렇게 조용하고 착한 아이를 괜히 고생시킨 게 아닌가하는 미안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뚱아저씨 집에서 잘 지내는 것을 확인한 뒤 가정 임시보호를 보냈어요.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뽀동이는 그 가정에서도 전혀 짖지 않았어요. 뽀동이는 원래 심하게 짖던 강아지가 아니었던 겁니다. 입양센터에서 갇혀있으니 답답한 나머지 꺼내달라고 심하게 짖었던 것이었어요.

저는 그런 뽀동이에게 편견을 갖고 심하게 짖는 강아지라고만 생각했고, 입양을 잘 보내겠다는 명분으로 2개월이나 가둬둔 것이 너무도 미안했습니다.

뽀동이. (사진제공 쿠모나리제이) © News1

그러던 어느 날 임시보호를 받던 뽀동이에게 입양자가 나타났어요. 한 젊은 여성이 입양신청을 한 겁니다. 그 입양 신청자는 뽀동이를 입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분이었어요. 당시 뽀동이는 슬개골 탈구가 심해 수술이 필요했는데, 입양 신청자는 본인이 수술비까지 내고 입양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어요.

유기견을 입양하면서 비싼 슬개골 탈구 수술비까지 감당하고 데려가겠다는 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뽀동이 입양자는 기꺼이 수술비를 내겠다고 했고, 뽀동이는 입양을 갔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최근 팅커벨프로젝트 홈페이지 게시판에 기쁜 소식 하나가 올라 왔습니다. 뽀동이 입양자가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더라고요. 뽀동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말이죠.

보호자와 웨딩사진을 찍은 뽀동이. (사진제공 쿠모나리제이) © News1

사진을 보니 행복함이 절로 느껴졌습니다. 입양자께서 뽀동이와 함께 찍은 웨딩사진을 올리셨더라고요. 어찌나 아름답던지…. 웨딩 사진에 찍힌 뽀동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제대로 대접받고 살고 있구나!'

뽀동이를 구조한 그날 우리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할 뻔했던 뽀동이. 지금은 웨딩 사진까지 찍을 정도로 사랑받는 강아지가 된 뽀동이의 모습을 보며 정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와 순심이. © News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