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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스쿨] 미국으로 입양 간 네 발 달린 친구들
[펫스쿨] 미국으로 입양 간 네 발 달린 친구들
  • (서울=뉴스1) 라이프팀
  • 승인 2016.09.2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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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입양 간 한국 반려견. © News1

(서울=뉴스1) 라이프팀 = 지난 10년 동안 새 가족을 찾는 유기견들에게 사회화 교육을 시킨 후 미국으로 입양을 보내는 일을 해왔다.

한국의 개를 해외로 까지 보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단 하나다. 한국 사람들은 믹스견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믹스견은 한국사회에서 반려견 대우는커녕 가족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

‘한국에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믹스견들이 미국에선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미국인들은 순종견보다 믹스견을 선호한다.

과거엔 미국도 순종인 반려견을 좋아했다. 하지만 유전적 질병이 많이 발생하자 사람들은 하나 둘 순종견에 거부감을 갖기 시작했고, 건강하고 영리한 믹스견에 눈길을 돌렸다.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순종견 보다는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은 믹스견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동물애호가들이 큰돈을 들여 한국의 유기견들을 미국으로 보내는 이유는 ‘네 발 달린 친구'를 살리기 위해서다.

이들은 믹스견들을 대부분 보신탕 집, 건강원 등에서 구조해 온다. 구조된 개들은 먼저 보호소에서 새 가족을 찾길 기다리지만 믹스견이라는 이유로 가족을 찾지 못하고 동물학교에 와 사회화 교육을 받은 뒤 미국으로 입양을 간다.

특히 유기견들이 입양을 가기 전 받는 사회화 교육은 아주 중요하다. 사람을 무는 등 문제행동을 보이면 파양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거 이런 일이 있었다. 한 마리라도 더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해외 입양처에 무분별하게 입양을 보내 다른 유기견들의 입양까지 막을 뻔한 적이 있다. 미국에 도착한 유기견이 사람을 무는 공격적인 행동을 보여 입양처에서 한국의 유기견에 반감이 생겼고, 입양을 거부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일이 있은 후 문제가 있는 유기견들은 꼭 교육을 시킨 뒤 입양 절차를 밟았고, 지금은 미국에서 고정적으로 한국 유기견들을 받아 주고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네 발 달린 친구들의 천국이다. 반려견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미국인들은 반려견을 혼자 두는 법이 없다. 여행을 갈 때도 항상 함께한다. 이 때문에 미국 입양처에선 입양을 보낼 유기견들의 교육 내용에 탑승 교육, 이동장 교육, 실외 배변 교육을 넣어 달라고 요구한다.

또 그들이 요구하는 교육이 있다. 사회화 교육이다.

사람, 사물, 소리, 환경 등에 대한 전반을 가르치는 이 교육을 잘 받기만 하면 미국으로의 입양은 아주 쉽게 이루어진다.

교육을 받은 유기견이 해외 입양 절차를 거쳐 새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일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한 편으론 씁쓸하다. 바람직한 사회화 교육이 된 반려견이라면 충분히 국내 입양도 가능한데 믹스견이라는 이유만으로 먼 곳까지 입양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동물행동심리학자 한준우 씨티칼리지 애완동물학부 교수.(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 힐링팜 애니멀 에듀테인먼트 대표)

한준우 동물행동심리 전문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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