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강아지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몰골을 하고 있었어요. 털은 거의 다 빠져 있었고, 앙상하게 뼈만 남아 있는 상태였죠. 외계생명체인 줄 알았다니까요?"
동물권단체 케어의 김은일 유기동물입양센터 팀장은 깨비와의 첫 만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동안 수많은 유기견을 봐 온 김 팀장에게도 깨비의 당시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던 듯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깨비가 구조된 건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계속되던 지난 2월. 충남 태안군의 한 펜션촌 주민이 케어에 전화를 걸어 온 후였다. 당시 그 주민은 케어에 "끔찍한 모습으로 펜션촌을 떠돌고 있는 강아지가 있다"면서 "최근에 새끼까지 낳아 하루빨리 구조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개를 구조하기 위해 펜션촌을 찾은 케어 관계자들은 제보자 말한 것처럼 놀라울 정도로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는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한 개의 피부는 한눈에 봐도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갑옷을 걸친 듯 딱딱해진 피부에선 심한 악취까지 났다.
유기견의 몰골보다 더 충격적인 건 그 개가 펜션촌을 떠돌게 된 이유였다. 김 팀장은 "개를 데리고 여행 온 가족이 돌아갈 때 버리고 간 것 같다더라"며 "사람을 따를 줄 알고 손에도 익숙하게 반응하는 걸 보니 누군가의 반려견으로 자라온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케어에 구조요청을 했던 주민에 따르면 개는 구조하기 며칠 전 새끼를 출산했다. 이를 알게 된 주민들은 어미와 새끼들을 위해 먹을거리를 챙겨줬다. 하지만 만신창이가 된 어미가 새끼들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새끼는 물론 어미 개는 하루가 다르게 말라갔고, 피부 상태도 심각해졌다. 결국 케어가 구조를 하러 간 그 날, 새끼 한 마리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나머지 두 마리는 한 주민이 '잘 키우겠다'며 입양해 갔다.
구조 후 '깨비'라는 이름을 얻게 된 어미 개는 곧바로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수의사는 개의 처참한 몰골은 옴진드기 감염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두 달간 입원치료 끝에 개는 윤기 나는 털을 가지게 됐다.
김 팀장은 "어린 나이에 산전수전을 겪어서인지 또래에 비해 굉장히 어른스럽다"면서 "슬픈 눈빛으로 조용히 옆에 다가와 나에게 발을 올려놓는 깨비를 볼 때마다 맘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랑이 그리워서인지 깨비에겐 약간의 분리불안증이 있다"면서 "항상 발을 쑥 내밀어 잡아달라고 조르는 깨비의 발을 따뜻하게 잡아줄 가족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Δ이름: 깨비
Δ성별: 암컷(중성화 완료)
Δ나이: 2016년생 추정
Δ체중: 4.5㎏
Δ견종: 믹스견
Δ문의: 케어 입양센터(070-4259-8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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