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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번화가에 위치한 '펫 슈퍼'… 2개월 미만 동물도
시내 번화가에 위치한 '펫 슈퍼'… 2개월 미만 동물도
  • (도쿄=뉴스1) 이병욱 기자,이기림 기자
  • 승인 2017.06.2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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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 최초로 유기견 출신의 '퍼스트 독'이 한국에서 탄생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여전히 많은 동물들이 사람들에 의해 거리로 내몰린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 간 국내에서 유기된 동물은 약 41만마리. 연 평균 8만마리 이상이다. 반면 민간위탁과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전국의 유기동물보호소가 수용할 수 있는 유기동물 수는 총 2만2000마리다. 이 때문에 보호기간은 채 한 달도 되지 않는다. 유기동물보호소에 들어온 동물들은 지난해 기준 46.6%가 원주인을 찾아가거나 새 주인에게 입양됐지만, 22.7%는 자연사했고, 20%는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뉴스1>은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대표 황동열), '다솜'(대표 김준원), '나비야사랑해'(대표 유주연)와 함께 유기동물 '살처분 0'를 목표로 많은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동물보호 현주소를 살펴봤다.

일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펫숍 '고지마'(KOJIMA)에서 분양 중인 반려견의 모습.© News1

(도쿄=뉴스1) 이병욱 기자,이기림 기자 = 27일(현지시간) 오전 일본 도쿄의 번화가 롯폰기. 한 대형쇼핑몰에 입점한 펫숍 '그린독'(Green Dog)으로 목줄을 매단 반려견과 함께 보호자가 들어왔다.

보호자는 매장 안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반려견을 위한 간식 하나를 구매한 뒤 밖으로 나갔다.

이날 매장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여유롭게 반려동물 사료나 용품 등을 구경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쪽에 마련된 미용실 안에서는 반려견 1마리가 미용사의 품에 안겨 꽃단장하고 있는 모습도 통유리 너머 보였다.

도심 번화가 화려한 대형 건물 1층에 위치한 이 매장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최고급 사료·용품 판매, 미용·병원·호텔링·훈련 서비스 등을 제공했지만 개나 고양이 등은 판매하지 않았다.

'그린독'에서 약 500m 떨어진 거리에 또 다른 펫숍 '펫 슈퍼 완'(Pet Super WAN). 이날 정오에 맞춰 매장 문이 열리자 일본인 모녀를 비롯한 한 무리의 손님들이 하나 둘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린독과 달리 이곳에서는 어린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유리장 진열대 안에서 손님을 맞이했다. 평일 낮인데도 번화가 한복판이라 그런지 매장을 찾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신주쿠의 '고지마'(KOJIMA)도 반려동물 분양과 용품 판매, 병원 서비스 등이 가능한 펫숍이다. 다만 이곳은 개와 고양이 말고도 햄스터, 토끼, 새, 고슴도치 등 다양한 동물들을 함께 분양했다.

일본 도쿄 롯폰기의 펫숍 '펫 슈퍼 완'(Pet Super WAN)의 내부.© News1

이처럼 일본에선 대형 프랜차이즈 펫숍들이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었다. 지난해 반려동물 시장 규모 약 1조4800억엔(약 15조720억원)의 나라답게 수십 개의 펫숍들이 도쿄 시내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신주쿠, 롯폰기 등에도 많은 펫숍들이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상당히 좋았다.

특히 펫 슈퍼 완이나 고지마처럼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펫숍들도 많아 한 지역내에서 여러 매장이 경쟁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지점 간 네트워킹이 잘 이뤄져 매장을 찾는 손님들의 수요와 요구에 빠르게 대응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 같은 대형 펫숍이나 프랜차이즈 펫숍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하게 반려동물 용품만 팔지 않고 미용·의료·호텔링·훈련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의 발전은 전체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발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가구비율이 21.8%(457만가구, 1000만명)로 추정되고, 시장 규모는 2조2900억원으로 2012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오는 2020년에는 5조800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로 볼 때 한국의 약 7배 큰 일본의 펫숍에서는 국내와 다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펫숍에서 판매되는 동물들은 주로 생후 2개월가량의 강아지·고양이들이었는데, 2개월 미만의 동물들도 상당수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생후 2개월 미만의 동물은 전시·판매가 불가능하다.

분양 중인 강아지·고양이의 가격도 큰 차이를 보였다. 고지마에 따르면 새끼 고양이의 분양가는 평균 20만엔(약 204만원), 강아지는 16만6000엔(약 169만원)이다. 국내 펫숍에서 책정되는 30~60만원의 3배 이상인 것이다.

티컵 강아지처럼 희소성이 높은 동물들은 120만엔(약 1223만원)이 넘기도 했다. 유리장에 붙어 있는 표에는 분양 중인 반려동물들이 어디서 태어났는지, 브리더(번식업자)는 누구인지 등도 알 수 있게 기록돼 있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내 펫숍들이 한국의 상황과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지난 2013년 9월 개정된 동물애호관리법의 시행 때문이다. 개정법은 브리더(번식업자)가 직접 인터넷에서 판매할 수 없고 무조건 대면 판매를 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애완동물협회 한 관계자는 "이(법 개정)로 인해 많은 브리더들이 폐업했고 결국 강아지 개체수가 줄어들어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대면 판매를 하다보니 동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공개할 수 밖에 없다.

이밖에 일본내 많은 펫숍들이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특성상 분양되지 않은 반려동물의 처리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장에서는 개업 후 100% 분양이라고 광고하기도 했다.

고지마의 한 관계자는 "지점 간 네트워킹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이 잘 마련돼 있어 분양이 안 되는 반려동물의 경우 다른 지점에 알리는 등 여러 방법으로 무조건 분양한다"고 자랑했다.

일본 도쿄 롯폰기에 있는 펫숍 '그린독'(Green Dog).© News1


일본 도쿄 롯폰기에 있는 펫숍 '그린독'(Green Dog)에서 미용 중인 한 반려견의 모습.© News1


일본 도쿄 롯폰기에 있는 펫숍 '펫 슈퍼 완'(Pet Super WAN).© News1


일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펫숍 '고지마'(KOJIMA)에서 고양이들이 분양 중인 모습.© News1


일본 도쿄 신주쿠의 펫숍 '고지마'(KOJIMA)에는 개, 고양이 말고도 토끼, 새, 고슴도치 등 다양한 동물들이 판매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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