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04:13 (월)
"민관단체 '동물보호 협력' 우리가 하루빨리 배워야"
"민관단체 '동물보호 협력' 우리가 하루빨리 배워야"
  • (도쿄=뉴스1) 이병욱 기자,이기림 기자
  • 승인 2017.06.29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세계 최초로 유기견 출신의 '퍼스트 독'이 한국에서 탄생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여전히 많은 동물들이 사람들에 의해 거리로 내몰린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 간 국내에서 유기된 동물은 약 41만마리. 연 평균 8만마리 이상이다. 반면 민간위탁과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전국의 유기동물보호소가 수용할 수 있는 유기동물 수는 총 2만2000마리다. 이 때문에 보호기간은 채 한 달도 되지 않는다. 유기동물보호소에 들어온 동물들은 지난해 기준 46.6%가 원주인을 찾아가거나 새 주인에게 입양됐지만, 22.7%는 자연사했고, 20%는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뉴스1>은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대표 황동열), '다솜'(대표 김준원), '나비야사랑해'(대표 유주연)와 함께 유기동물 '살처분 0'를 목표로 많은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동물보호 현주소를 살펴봤다.

김준원 다솜 대표와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 동물보호전문매체인 미디어125의 정민호 PD(사진 왼쪽부터) 등 일본동물보호견학단이 6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2017.6.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도쿄=뉴스1) 이병욱 기자,이기림 기자 = 한국의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의 동물보호 현주소를 살펴봤다.

국내 동물보호단체 대표들은 지난 22일부터 6일간 도쿄도~후쿠시마현~가나가와현~도쿄도를 오가는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이번 일본 방문에는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와 김준원 다솜 대표,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 동물보호전문매체인 미디어125의 정민호 PD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일본 현지에서 동물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기업, 동물보호단체 및 유기동물보호소 등을 직접 찾아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종 정책 및 프로그램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우선 동물친화적인 정책과 동물보호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서 3년째 지역내 개·고양이 '살처분 0마리'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가나가와현의 쿠로이와 유우지 지사를 만나 동물보호 정책 도입 배경 등을 설명들었다.

가나가와현은 현재 '동물애호 및 관리에 관한 조례'와 '동물애호 관리추진계획'에 따라 동물보호 행정을 실시하고 있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 "가나가와현을 비롯한 일본내 민관단체들의 동물보호와 관련한 협력 모습은 우리가 하루빨리 배워야 할 부분"이라며 "한국의 동물보호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도록 지자체와 동물보호단체들이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 News1

유기동물 뿐 아니라 반려동물까지 무료로 중성화수술을 지원해주는 주식회사 560그룹의 미조카미 나오코 이사장도 만났다.

560그룹은 네코켄 동물병원을 통해 그동안 길고양이 2000마리 포함 총 5000마리 가량의 개와 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도왔다.

또한 도쿄 스기나미구 내 여러 곳의 유기동물입양센터를 운영하면서 '유기동물 살처분 0건·길고양이 0마리'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김준원 다솜 대표는 "미조카미 나오코 560그룹 이사장의 '길고양이를 포함해 모든 고양이가 집에서 보호받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철학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여러 부분에서 다를 수 있지만 국내 동물보호활동가들이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원 다솜 대표.© News1

대지진과 쓰나미 때문에 발생한 원전사고로 '재앙의 땅'이 되어버린 후쿠시마현도 찾아갔다.

원전사고 직후부터 6년째 후쿠시마 지역에 버려진 동물들을 거둬 보살피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소라'의 유기동물보호소에서는 한국과 다른 보호소 운영 형태 등을 확인했다.

또 원전 사고 피해지역인 후쿠시마현 나라하 마치에서 유기동물들을 돌보고 있는 재일교포 김연옥씨(59)도 만났다.

김씨는 지난 6년간 버려진 동물 50마리를 입양 보냈고, 현재 고양이 30마리와 개 2마리를 돌보고 있다.

정민호 동물보호전문매체 미디어125 PD는 "후쿠시마를 비롯해 큰 어려움을 당했던 지역 사람들이 고난을 극복하면서 동물보호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면서 "또한 고양이들의 천국으로 알려진 일본 역시 도시화로 인해 도심 속 길고양이와 주민간 갈등은 한국과 비슷한 사정인듯 보였다"고 말했다.

정민호 미디어125 PD.© News1

고양이 친화 IT기업 페레이도 방문했다. 페레이는 전체 직원 16명이 모두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데, 이 가운데 6명이 9마리의 고양이를 데리고 매일 출퇴근하고 사무실에서 함께 지낸다.

고양이를 키우는 직원들에겐 매달 5000엔의 '고양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여러가지 고양이 친화 정책을 시행한 뒤 직원 채용시 인재들이 몰리고, 매출도 늘어났다.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는 "페레이가 작은 회사이긴 하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동물에 대한 사랑이 진심으로 느껴졌다"면서 "동물 친화적인 정책이 회사와 구성원들의 발전을 모두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 News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