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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큰돌고래 금등·대포…20년만에 '자유의 몸' 됐다
남방큰돌고래 금등·대포…20년만에 '자유의 몸' 됐다
  • (제주=뉴스1) 이석형 기자
  • 승인 2017.07.18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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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앞바다 가두리에서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의 방류행사가 열리고 있다.(서울시 제공) 2017.7.18/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제주=뉴스1) 이석형 기자 = 20년만에 야생의 문 앞에 선 금등과 대포.

너무 오래 기다린 탓일까. 고향 바다로 가는 문이 활짝 열렸지만 금등과 대포는 쉽게 나서지 못했다. 그러기를 40여분. 드디어 용기를 낸 금등과 대포가 고향바다로 향했다.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1997년과 1998년 불법 포획돼 돌고래쇼 공연에 동원됐던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 '금등'(추정나이 25세·수컷)과 '대포'(추정나이 24세·수컷)가 18일 20년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이날 방류로 2013년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와 2015년 태산이와 복순이에 이어 모두 7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야생으로 돌아갔다.

금등과 대포는 서울대공원에 남아있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로 지난 5월22일부터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해역에 마련된 가두리 시설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받아왔다.

이 가두리에서 금등과 대포는 바다 흐름을 익히며 살아있는 물고기를 잡아먹고, 주변에 몰려든 돌고래 무리와 교감하면서 야생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왔으며 야생성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바다로 방류됐다.

금등이와 대포는 훈련 중 다양한 어종에 당황하기도 했고 강한 햇빛으로 눈에 염증이 생기기도 했다.

금등과 대포가 다시 고향 제주바다로 돌아가기까지 2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의 방류행사가 열린 18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앞바다 가두리에서 등지느러미에 숫자 6이라는 표식이 쓰여 진 금등이가 가두리를 빠져나가고 있다.(서울시 제공) 2017.7.18/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대포는 1997년 불법포획 된 뒤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단지내 위치한 퍼시픽랜드에 팔려갔다가 2002년에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됐다. 금등은 1998년 불법포획돼 1999년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5마리의 남방큰돌고래들이 방류되는동안 금등과 대포는 '나이가 많다', '사육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제외됐었다.

방류는 이날 오후 3시10분쯤 가두리 양식장에 도착한 방류팀은 금등과 대포에게 마지막 먹이를 주며 아쉬움을 달랬다.

방류팀은 가두리 아래 그물을 열어 금등과 대포가 가두리 양식장을 빠져나가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금등과 대포는 제주 바다가 어색한지 그물의 안과 밖을 드나들며 방류 40분만인 오후 3시50분쯤 바다로 향했다.

금등과 대포는 지느러미에는 각각 숫자 '6'과 '7'이 표시됐으며 돌고래 연구진들은 이 숫자로 금등과 대포의 이동경로 생활모습 등을 관찰할 예정이다.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은 "제주해역의 고래 서식지 보호와 개체수 유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해양생태계보호법을 개정해 고래 불법 포획 유통을 막겠다"고 밝혔다.

송천헌 서울대공원장은 "금등이와 대포는 2013년 이후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돌고래 방류로 의미가 크다"며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의 방류행사가 열린 18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앞바다 가두리에서 등지느러미에 숫자 7이라는 표식이 쓰여 진 대포가 유영하고 있다.(서울시 제공) 2017.7.18/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의 방류행사가 열린 18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앞바다 가두리에서 돌고래가 유영을 하고 있다.(서울시 제공) 2017.7.18/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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