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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보디랭귀지'를 쓰는 이유
동물들이 '보디랭귀지'를 쓰는 이유
  •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승인 2017.08.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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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에게 '거리'로 예스(YES)와 노(NO)의 의미를 전달할수 있다.(사진 한준우 교수 제공)© News1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동물들은 보디랭귀지를 언제 할까’에 궁금증을 가져봤다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게 ‘거리의 대화’다. 일반적으로 거리의 대화가 통하지 않았을 때 표현하는 방법이 보디랭귀지이기 때문이다. 보디랭귀지에는 ‘컷 오프 시그널’, ‘유화적 제스처’, ‘카밍 시그널’ 등이 있다.

거리조절에 실패했을 때 나오는 시그널이기 때문에 거리 조절도 하나의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 즉 우리는 동물들에게 정신적, 심리적으로 압박하지 않고 거리의 대화로 신뢰 관계를 만들 수 있다.

개체 공간(Personal Space)이라고 개인적인 거리가 사람에게 존재하는데, 그 안에 모르는 누군가가 들어오게 되면 불안하고 불편해진다. 이는 거리의 대화 실패로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다.

마찬가지로 동물들에게도 개체들만의 개인거리가 존재한다. 임계거리(Critical Distance)라고 부르는데, 인간의 개인 공간과 다른 용어로 표현한다. 쉽게 ‘바운더리’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 안에 낯선 존재가 들어오면 동물들은 달려드는 행동을 하거나, 겁이 많은 동물들은 도망가는 행동을 한다.



예를 들어보자. 동물원의 동물들도 거리로 대화를 한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제한된 공간 내에서 생활을 하고 있어 울타리 밖에 있는 다른 동물, 다른 사람들을 스트레스 없이 봐왔다.

하지만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 우리 안으로 들어왔을 때 상황은 달라진다. 우리 밖에서의 거리와 우리 안으로 들어 왔을 때의 거리는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초식동물의 경우엔 도망가는 행동을 할 것이고, 포식자일 경우엔 달려들어 무는 행동을 할 것이다. 거리의 대화 실패로 일어나는 일련의 행동이다. 제한된 공간에서도 동물들이 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정신적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거리를 과학적으로 해석해 보았을 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하나는 ‘도주거리(Flight Distance)’이고, 다른 하나는 ‘임계거리(Critical Distance)’다.

도주거리는 놀라서 도망치다가 멈춰서는 거리를 뜻하는데 이 거리가 길수록 생존을 위한 시간과 체력 소모가 많아 생존하는데 어렵다고 볼 수 있고, 이 거리가 짧을수록 시간과 체력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고 또한 사람과 친해질 가능성이 크다.

임계거리는 사람으로 따지면 개인적인 공간으로 낯선 존재가 들어 왔을 때 불쾌감을 느끼는 개인적인 공간으로 이해하면 된다.



거리에 대한 감각은 사람마다 다르고, 동물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느 한쪽이라도 불쾌하다고 느낀다면 거리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수 없으므로 신뢰가 만들어 질 수 없다.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며 일방적이지 않은 서로의 거리를 확인하는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시간을 늘려 간다는 것은 마음의 준비를 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걸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무조건 동물들을 데려다가 끌어안고 있거나, 잘 먹이면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행동은 동물들을 노예로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동물의 마음을 이해해 주지 않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선택권이 없는 동물들은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기 마련이다.

동물들을 정신적, 심리적으로 몰아세우지 않는 거리의 대화를 이해하고 행동으로 보여 준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짧은 시간 내에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거리만으로도 동물들에게 ‘예스’와 ‘노’를 전달할 수 있는 소통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 (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알파카월드 동물행동심리연구센터 지도교수)©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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