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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은 ‘파충류의 뇌’에서 보내는 신호가 빠르다
동물들은 ‘파충류의 뇌’에서 보내는 신호가 빠르다
  •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승인 2017.09.1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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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제(참기)는 사회적 동물들 사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반려동물들이 인간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황에서 자제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자제(참기)는 사회적 동물들 사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야생 세계에서도 자제의 시그널이 존재하는 걸 볼 때 매우 중요한 행동이다.

반려동물의 트레이닝에서 가장 중요한 자제에 대해 생각해 보자. 자제를 한다는 것은 욕망이나 감정 등을 억제하거나 제어하는 것을 말하는데 과연 동물들에게도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인간의 자제는 뇌의 대뇌의 신피질에서 담당하는데, 대뇌 신피질은 비교적 최근에 연구가 시작된 분야로 합리적, 분석적 사고와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서서히 성장해 가는 부분이며, 자제를 하기 위해서는 뇌에서 발생하는 제어자원을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제어자원은 사용할수록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감소하게 되면 참지 못하고 화를 내게 된다.

하지만 제어자원도 스스로 트레이닝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반면 자제의 반대말인 도전은 대뇌의 기저핵과 뇌간에서 담당하는데, ‘파충류의 뇌’로도 불리며 본능을 담당한다.

파충류의 뇌는 인간이 진화 초기부터 가지고 있었던 부분으로 원시인이 진화하기 위해서, 또는 살아가기 위해서 끈임 없이 도전해야 했기 때문에 파충류의 뇌를 더 많이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의 자제력은 원시시대에는 필요가 없었지만, 인간사회가 발전하면서 점점 필요해졌다. 특히 아기일 때는 거의 자제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사람은 연령과 함께 또는 사회가 발전하는 상황에 따라 자제력의 요구 수준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략적인 뇌의 역할을 살펴보면 파충류의 뇌에서는 본능을, 포유류의 뇌에서는 감정을, 대뇌 신피질에서는 사고를 각각 담당한다.

그렇다면 반려동물들은 모두 자제할 수 있는 대뇌 신피질이 발달해 생각하고 자제를 잘 할 수 있을까?

반려동물들이 자제를 어떻게 하는지 알아두면 이에 따라 어떻게 요구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동물들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보다 본능적인 행동이 빠르다.(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자제는 소통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협력이 중요한 사회적 동물일수록 자제력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를 구성해서 살아가는 반려견의 경우에는 자제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도 사회적 동물인데 자제력이 강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똑같은 사회적 동물인데 자제력이 다른 이유는 대뇌 신피질이 어느 정도 발달했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려견의 임계기에 가르치는 사회화 교육도 자제를 가르치는 것 일수 있는데, 계속 참는 것만 가르치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과한 제제를 요구하면 뇌에서 발생하는 제어자원이 고갈되어 쉽게 화를 내는 상황이 만들어 진다.

화를 내는 행동은 본능적인 행동으로 대뇌변연계가 돌발적으로 뇌 전체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는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 신피질이 활동하기 전 단계로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하고 자신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즉, 감정적인 행동은 본능적인 것으로 반려견이 순간적으로 놀라면 도망을 가거나 자신을 보호하게 위해 무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면 시간이 걸려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돌발적으로 행동을 하게 된다.

이처럼 감정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이 많아지면 무리지어 생활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물들도 자제가 요구되는 것이다.

어린아이들도 어릴 때는 감정적으로 행동하다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자아가 발달하고 자제를 하게 되는데, 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대뇌 신피질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동물들의 경우 반사적인 행동은 본능과 직결되어 있고 파충류의 뇌에서 발생하며, 이성적 판단과 자제는 대뇌 신피질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때문에 대뇌 신피질에서 보내는 신호가 파충류의 뇌에서 보내는 신호보다 느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동물들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보다 본능적인 행동이 빠르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알고 생각하는 반려동물로 인간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인도적인 방법으로 자제를 가르쳐야 한다.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 (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알파카월드 동물행동심리연구센터 지도교수)©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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