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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추석연휴 나는 방법…"가족을 버리지는 마세요"
반려동물이 추석연휴 나는 방법…"가족을 버리지는 마세요"
  •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승인 2017.10.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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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News1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정일원(30)씨는 이번 추석연휴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함께 살고 있는 반려묘 '코코'와 '아리'를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덩치 큰 고양이 두마리를 데리고 KTX를 타자니 (이동장이) 무겁고 부피도 클 것 같아 포기했다"며 "화장실이 금방 더러워지기 때문에 놓고 가기엔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휴 동안 집에서 두 반려묘와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열흘간의 황금연휴를 앞두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정씨처럼 귀성을 포기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처럼 만에 연휴를 자유롭게 즐기기 위해 반려동물을 전용호텔, 위탁업소 등 전문업체에 맡기는 경우도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주로 이용하는 서울 시내 펫호텔은 대부분 예약이 꽉찬 상태다. 서울 강남구의 한 펫호텔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평소보다 2~3배 많은 예약 문의전화를 받은 것 같다"며 "이미 일주일 전 예약이 마감됐다"고 전했다. 펫호텔 등 전문업체의 경우 반려동물 크기별로 차이가 있지만 1박당 3만~10만원이 든다.

이같은 금액이 부담스러운 주인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펫시터(Pet Sitter)를 찾는다. 펫시터는 자신의 집에서 위탁된 반려동물을 챙기거나, 직접 의뢰인 집을 방문해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펫시터의 경우도 대부분 전문업체가 운영하는 형태였지만, 연휴를 맞아 수요가 늘어나면서 최근 일반인까지 나서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휴 동안 반려동물을 대신 돌봐드리겠다'는 게시글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돌보미를 자처한 이들 대부분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주인님'들이다. 연휴 동안 집에 남아있는 김에 인근 지역의 다른 반려동물까지 돌봐주겠다는 것이다. 이동거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하루에 받는 돈은 1만원 내외다.

6개월 된 고양이와 한방을 쓰고 있는 대학생 이모씨(24·여)도 긴 연휴 동안 용돈도 벌 겸 펫시터가 되기로 자처한 경우다. 이씨는 "자주 찾는 인터넷 카페에 명절 동안 반려묘를 맡아줄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봤다"며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라 하루에 한번씩 방문해 돌봐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어있는 집을 직접 찾아 반려동물을 돌봐줄 경우 분실·도난 등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기에 상호 간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신분증을 확인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처럼 반려동물과 연휴를 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연휴나 휴가철에 버려지는 동물도 급증하는 현실이다. 실시간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인핸드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난 9월29일까지 구조된 유기동물은 모두 7만6073마리로 하루 평균 279마리에 달한다.

이중 지난 5월 황금연휴 기간에 2000마리가 넘게 버려졌고, 여름휴가철인 7~8월에는 2만2000여마리가 주인을 잃었다. 다른 기간에 비해 10% 정도 늘어난 수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된 유기동물은 9만마리에 육박했다. 이중 대부분이 강아지(약 6만3600마리)와 고양이(약 2만5000마리)였다.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온 유기동물 가운데 주인을 되찾은 경우는 6마리 중 한마리 꼴에 불과했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 4항에 따르면 동물을 유기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내년 3월부터는 개정법이 적용돼 300만원으로 상향조정된 과태료를 물게 된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케어' 관계자는 "장시간 집을 비운다고,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동물을 버리는 사람이 많다"며 "연휴 동안 같은 지역 거주자끼리 돌아가며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문화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동대문구 동물사랑실천협회 답십리센터에 버려진 유기견들..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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