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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다니는 홍보대사' 안내견을 아시나요
'걸어 다니는 홍보대사' 안내견을 아시나요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7.10.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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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안내견 강아지가 9월 28일 분당 수내역 인근에서 산책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제공)© News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최근 장애인특수학교 설립 반대를 보며 떠오르는 반려동물이 있다. 바로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을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눈이 돼 주고 있다.

'걸어 다니는 홍보대사'라고도 불리는 안내견, 우리는 안내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안내견이 처음 도입된 때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라고 한다. 지난 1916년 독일 오덴버그(Oldenberg)에는 시력을 잃은 상이용사의 재활을 위한 최초의 안내견 훈련센터가 세워졌다.

세계 첫 안내견은 독일 셰퍼드 종이었으며 이후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안내견을 양성하고 있다. 세계안내견협회(IGDF)에 소속된 단체만도 90여개에 이른다.

한국 최초의 안내견학교는 1992년 이삭도우미개학교(현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다. 첫 안내견은 1994년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배출했으며 한해 10~12마리를 분양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활동 중인 안내견의 대다수는 '천사견'이라고 불리는 리트리버(골든, 래브라도) 종이다. 리트리버는 외모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성격도 온순하며 사람을 잘 따른다.

국내에서는 진돗개를 안내견으로 육성하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한 사람에게만 충성하는 견종의 특성상 성공은 하지 못했다.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는 예비 안내견 강아지를 일반 가정에 1년간 위탁해 사회화 교육을 받게 하는 퍼피워킹(Puppy Walking)을 시행하고 있다.

예비 안내견 강아지들은 퍼피워킹 가정에서 1년 동안 사람과 함께 살면서 사회화를 위한 배변훈련, 복종훈련 등을 진행한다. 예비 안내견 조끼를 착용하고 보호자와 공원, 마트 등을 다니며 산책도 한다. 안내견은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공공장소 출입이 허용된다.

퍼피워킹을 마친 강아지는 안내견 종합평가를 받고 합격시 안내견이 되기 위한 훈련을 6~8개월 정도 더 받는다. 훈련과정은 배변, 식사 등 기본훈련과 보행훈련, 복종훈련, 장애물이나 위험상황을 인지해 보호자의 명령과 관계없이 안전한 방향으로 행동하게 하는 지적 불복종훈련 등이 있다.

예비 안내견 중 안내견에 합격하는 개들은 30%에 그친다. 안내견 후보에서 탈락한 개들은 인명구조견 등 다른 훈련을 받거나 일반 가정에 분양된다. 안내견에 최종 합격하면 시각장애인의 성격, 건강상태,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다.

여러 교육과정을 거친 뒤 시각장애인 파트너가 선정되면 8년 정도 함께 살 수 있다. 8년 후 은퇴한 안내견은 퍼피워킹을 했던 자원봉사자 가정이나 양육을 원하는 가정에 위탁되거나 안내견학교로 돌아가게 된다.

일각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안내견들의 훈련에 대해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안내견들이 받는 훈련 중 공공장소에 입장하는 것을 제외하고 상당수는 일반 반려견에게도 필요한 훈련들이다.

특히 요즘같이 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명 시대에 '펫티켓(펫+에티켓)'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안내견 훈련을 일반 반려견에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안내견을 불쌍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안내견은 보호자가 누구든지 차별하지 않고 거의 붙어 있으면서 함께 산책을 다니니 강아지로서 행복하다는 반론도 적잖다.

아울러 한국의 개식용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을 안내견이 불식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관계자는 "예비 안내견이 시각장애인을 도와준다는 사명감을 갖고 퍼피워킹을 신청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많다"며 "요즘에는 안내견이 지나가면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안내견'에 대해 가르쳐 줄 정도로 인식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 연휴 밥상머리에서 아이들과 대화할 때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 것을 가르쳐 주고, 안내견이 주변에 지나가면 조용히 응원해 주는 것은 어떨까.

왼쪽부터 신규돌, 홍아름, 이진용 훈련사가 예비 안내견과 산책을 하고 있다(사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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