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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동물에 대한 인식개선 하고파"
"음악으로 동물에 대한 인식개선 하고파"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7.10.0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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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케어 동물구호팀 간사 (사진 본인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의 박상훈 동물구호팀 간사는 음악을 한다. 그는 힙합 프로듀싱을 하고 랩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 기회가 될 때 공연도 한 음악인이다. 음악에 빠져 있던 그가 어쩌다 동물을 구조하는 일을 하게 됐을까.

박 간사는 유기묘를 기르고 있다. 그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유기동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전엔 동물을 지금처럼 좋아하지 않았다. 다큐멘터리 등을 보며 환경에 조금 관심 있는 정도였다. 그러다 우연히 길에서 집 없는 고양이를 만났는데 사람을 굉장히 잘 따랐다. 고양이를 데려와 키우다 보니 소통을 하게 됐고 관심이 많아졌다."

그가 케어에 들어온 때는 4개월 전쯤이다. 시민단체에서 일해본 적도 없던 그가 동물보호단체의 문을 두드린 것은 고양이 덕분이다.

"고양이를 키우고 동물에 관심이 생기면서 열악하고 부당한 처지에 놓인 동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러던 중 몇 달 전 단체의 활동가 모집 공고를 봤고, 앞뒤 생각할 겨를 없이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했다."

그는 케어에서 일하는 동안 많은 유기동물을 구조했다. 최근엔 부천의 마지막 개농장에 남아 있던 44마리 개들을 구조하는 현장에도 합류했다.

"부천 개농장 견사 안에 들어가서 개들을 구조했다. 엄청 흥분해서 나오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개들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물리기도 했다. 살려고 무는 거라 세게 물지는 않았지만 개들이 정말 불쌍했다. 늦게나마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다행이었다."

아직 길진 않지만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는 동안 그에게는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일회용품도 줄이고, 육식도 안 하게 됐다. 그는 기자와 만난 카페에서도 '차를 머그컵에 달라'고 요청했다.

"환경 문제엔 원래 관심이 있어서 가급적 일회용품을 안 쓰려고 한다. 케어에 들어오면서 육식도 끊었다. 어떤 사람들은 소나 돼지를 먹는다고 하는데 이곳에 있는 다른 분들도 육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혹자들은 동물단체 사람들이 개식용 반대 집회 후 소, 돼지를 먹으러간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박 간사는 그런 비웃음보다 단체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는 개 뿐 아니라 여러 동물들을 보호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를 봐 달라. 동물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굳이 그렇게까지 깎아내릴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른 건 다 먹고 개만 안 먹나'라고 비난하기 전에 우리가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달라."

그는 평일엔 동물을 구조하고 주말엔 음악을 한다. 그가 보는 동물구조와 음악은 공통점이 있다. 감정과 에너지 소모가 커서 작업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구조해야 할 동물들은 너무 많고 구조에 필요한 예산이나 인력 등은 매우 부족해 힘에 부칠 때도 있다. 그러다보니 동물들을 다 못 구해서 안타까운 감정도 생기고. 내 음악을 계속하면서 사람이나 동물이 모두 똑같이 기쁘고 슬픈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리려 한다. 기회가 되면 음악으로 동물에 대한 인식개선을 하고 싶다. 앞으로 계속 동물을 구조하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씩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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