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1) 이병욱 기자 = 인공조직 개발 연구에 힘써 온 이수현 박사(41·바이오솔루션 책임연구원)가 동물대체시험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러쉬 프라이즈' 과학부문 특별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러쉬 프라이즈는 동물대체시험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상식이다. 한국에서 러쉬 프라이즈 특별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수제화장품기업 러쉬는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8노덤버랜드에비뉴에서 2017 러쉬 프라이즈 시상식을 개최했다.

올해 러쉬 프라이즈의 테마는 '인공 생체칩'(Organ-on-a-chip)으로, 과학부문에서는 제니퍼 루이스 교수가 이끄는 하버드대 연구팀이 본상을, 이 교수가 특별상을 수상했다.

또 칠레 NGO단체 테프로테조(Te Protejo)가 홍보부문 수상팀으로 선정되는 등 11개국 19팀이 본상을 수상했다. 올해 최종후보에는 총 29개국 66팀이 이름을 올렸다.

건국대 화학공학과 출신인 이 박사는 같은 대학에서 생물공학 석·박사 과정을 거쳐 2000년부터 세포기반 바이오전문 기업인 바이오솔루션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 박사는 인체 세포를 배양, 인공조직을 개발해 국내 동물대체시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동안 화장품부터 인체 인공각막, 독성물질 검사 등 다양한 범위에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제니퍼 루이스 교수를 포함한 하버드대학 산하 생체모방공학 위스연구소(Wyss Institute for Biologically Inspired Engineering) 연구팀은 바이오 3D프린터를 활용해 사람의 심장 조직을 프린팅할 수 있는 '칩위의 심장'(heart-on-a-chip) 기술을 개발했다.

칠레 테프로테조는 자국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장품 동물실험 반대를 외치고 있는 시민단체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러쉬 프라이즈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러쉬와 영국의 비영리단체 '윤리적소비자연구소'(Ethical Consumer Research Association)가 함께 만들었다.

매년 Δ과학 Δ교육 Δ홍보 Δ로비 Δ신진연구자 등 총 5개 부문으로 나눠 동물실험 근절과 대체실험 활성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상금은 25만 파운드(약 3억 6000만원)을 수여한다.


올해는 신진 연구가의 지원을 확대하고자 한국, 홍콩, 일본, 북미에서 8만 파운드를 추가로 후원해 총 33만 파운드(약 4억 9000만원)의 기금이 수상자들에게 돌아갔다.

이밖에 러쉬 프라이즈는 올해 기존 부문외 공로상인 '앤드류 테일러상'이 수여됐다. 지난 4월 파킨스병으로 숨진 앤드류 테일러(전 애니멀 애드 디렉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유가족들에게 상이 돌아갔다. 앤드류 테일러는 생전 동물보호를 위해 앞장선 캠페인 활동가로 러쉬 프라이즈 론칭시부터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2012년부터 러쉬 프라이즈를 통해 동물대체시험 분야에서 공헌을 인정받은 26개국 76명의 과학자 및 단체가 총 180만 파운드(약 26억원)의 기금을 지원받아 동물실험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

마크 콘스탄틴 러쉬 공동창립자는 시상식에서 "우리는 우리 삶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힘들게 사는 사람들은 과학자들인 것 같다"면서 "세상을 바꾸는데 우리가 무엇인가 할수 있는 게 있다면 지금 바로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체시험법을 선택하고 연구 및 발전시켜준 과학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