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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개]사납게 짖고 무는 포미…"약속 안지키는 견주탓"
[바르개]사납게 짖고 무는 포미…"약속 안지키는 견주탓"
  •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승인 2018.05.02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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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심하게 짖거나 사람을 무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는 반려동물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뉴스1>의 동물전문 플랫폼 해피펫은 문제행동을 보이는 반려동물의 행동교정을 통해 올바른 양육관을 제시하고자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와 함께 반려동물 행동교정 [바르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포미에게 '앉아'를 시키고 난 뒤 간식을 주지 않는 모습.© News1 정윤경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산책을 나가려고 옷을 입히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고, 목욕하자고 하면 짖고 무는 푸들 '포미'(6·수컷). 더할나위없이 순했던 포미는 왜 하루아침에 '악마견'으로 돌변했을까.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포미를 지난 4년간 견뎌오던 서울 중랑구에 사는 최연순씨(59)는 참다못해 해피펫 행동교정 프로젝트 '바르개'에 포미의 행동을 고쳐달라고 의뢰했다. 최씨의 집을 직접 방문해 한동안 포미를 관찰한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교수)는 한마디로 '주인에 대한 불신'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한 교수는 "최씨의 말만 들으면 평소 포미가 산책도 자주 나가고, 간식도 많이 먹고, 언뜻 보면 굉장히 잘 대해주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문제는 최씨의 행동 사이사이에 있는 '속임수'를 고쳐서 신뢰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가 포미에게 뭔가를 지시한 뒤 정작 약속했던 보상을 주지 않는 '속임수'를 써왔다는 것이다. 한 교수가 최씨 집을 방문했을 때도 최씨는 포미에게 속임수를 썼다. 간식을 들고 포미에게 '앉아' '일어서' 등을 지시한후 포미가 말을 잘 따랐는데도 간식을 주지 않았다. 옷을 입으면 간식을 준다고 해놓고도 최씨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한 교수는 "최씨가 그동안 포미에게 속임수를 너무 많이 쓴 것은 물론이고 평소 보디랭귀지로 메시지를 보내는 포미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 문제를 악화시켰다"라며 "최씨의 모습에 포미가 불만을 표시하는 모습이 으르렁대는 것으로 발현된 거고, 문제가 악화되면서 무는 행위까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교수).© News1 정윤경 기자

이런 포미의 행동은 고칠 수 없는 걸까? 한 교수는 싫어하는 일을 좋아하게 만드는 '역조건형성이론' 적용 교육방법을 솔루션으로 내놨다. 포미는 최씨가 손을 대거나 안는 행동을 싫어하기 때문에, 싫은 행동을 함과 동시에 보상을 줘서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을 바꾸는 교육방법이다.

가장 오랜시간 포미와 함께하는 최씨가 주도적으로 교육하되, 다른 가족들도 함께 교육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날 최씨는 포미 몸에 손을 대고, 그 즉시 딸이 포미에게 간식을 주는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심화교육으로는 최씨가 포미를 들어올리거나 목욕할 때 물을 닿게 하면서 즉시 간식을 주는 방식으로 본질적인 문제행동 교정에 들어갔다. 포미는 이같은 교육이 시작되자 질겁하며 싫은 티를 팍 냈지만, 점차 교육에 적응해갔다.

한 교수는 포미에게 생긴 문제행동이 신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려견이 좋아하는 단어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포미의 경우 목욕, 이리와 등 단어나 문장을 싫어하는데 그 대신 산책, 간식 등 좋아하는 단어를 자주 쓰고 대체단어를 선택해 쓰면 빨리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것. 옷을 입는 행동도 사실 보여주기 위한 이유가 크기 때문에, 굳이 입히지 않아도 될 경우 일부러 입히지 말라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개들이 하루종일 잠만 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견주의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생각해서 본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판단한다"며 "무슨 일이든 약속을 꼭 지켜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포미처럼 으르렁대거나 무는 개들은 평소 보호자들이 개들의 말과 행동을 잘 알아듣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해 일어나는 문제"라며 "물론 개들의 언어를 너무 잘 알아듣고 화답하는 것도 개들은 되레 자신의 권리라고 생각해 보호자를 무시할 수 있기 때문에 선을 잘 지킨다면 문제행동도 고칠 수 있고,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르개]"목욕하자 말하면 으르렁…포미가 이상해요" ① 보러가기
▶[바르개]"반려견 싫어하는 말과 행동에 보상"…달라진 포미③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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