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지리산 벗어나 백두대간 뻗어갈듯"
(세종=뉴스1) 김혜지 기자 = 자연에서 태어난 아직 어린 반달가슴곰이 지리산 북쪽에 있는 덕유산 인근 삼봉산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달가슴곰들이 지리산을 벗어나 서식지를 백두대간으로 확장해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4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삼봉산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반달가슴곰 1마리가 서식 중인 사실을 지난달 중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과 시민단체 '반달곰친구들'이 지리산 외 반달가슴곰 관찰 작업 중 지난 9월2일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모습을 발견했다.
영상에 찍힌 반달가슴곰은 귀 발신기를 착용한 흔적이 없어 자연에서 태어난, 새끼와 성체의 중간인 3~4살짜리 아성체로 추정된다. 지난 6월 장수군에서 발견된 반달가슴곰과는 다른 개체다.
환경부는 이번 반달가슴곰의 성별, 부모 개체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과 함께 덕유산과 삼봉산 일대를 조사했다.
반달가슴곰 동면시기인 12월 말 이전에는 유전자 표본을 채취할 수 있도록 생포덫과 모근채취덫을 설치하고 무인카메라도 운영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덕유산 인근 삼봉산에서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반달가슴곰이 지리산 권역을 벗어나 백두대간을 따라 확산‧복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덕유산, 삼봉산 일대 지역 주민과 탐방객 안전을 고려해 반달가슴곰에 적합한 서식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사냥도구(엽구) 제거, 곰 출현주의 현수막 부착, 탐방 안내 등을 진행할 계획에 있다.
이호중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국장은 "반달가슴곰이 백두대간을 따라 서식지를 확대하는 것은 한반도 생태계 연결의 청신호"라며 "환경부는 반달가슴곰의 안전한 서식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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