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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구조견 입양 늘었지만 "편견에 상처도…꾸준한 관심 필요"
인명구조견 입양 늘었지만 "편견에 상처도…꾸준한 관심 필요"
  • (남양주=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9.12.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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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는 시선보다 고마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사회 위해 희생한 개들, 병원 진료 지원 있어야"
오문경 핸들러와 셰퍼드(왼쪽), 마리노이즈 종의 인명구조견 © 뉴스1 최서윤 기자



(남양주=뉴스1) 최서윤 기자 = "조, 수안, 대담! 오래간만에 보니까 그렇게 반가워? 진짜 아이가 따로 없다니까."

지난 11일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119안전센터. 3마리의 대형견이 센터 뒷마당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것을 본 사람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조, 수안, 대담은 은퇴한 인명구조견들의 이름이다. 벨지안 마리노이즈 종의 조(9세)는 공정아씨가 지난 2016년에 입양했다. 잉글리쉬 스프링거 스파니엘 종의 수안(11세)은 지난 1월 강미숙씨와 가족으로 살고 있다. 저먼 셰퍼드 종의 대담이(10세)는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소속 오문경 핸들러의 보살핌을 받다 현재 평생 함께 할 가족을 찾고 있다.

조와 대담이는 어렸을 때 함께 훈련을 받은 적이 있고, 수안이와 대담이는 작년까지 함께 센터에서 동고동락한 사이다. 그래서인지 3마리 구조견들은 만나자마자 서로의 꼬리 냄새를 맡으며 체취를 느끼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3마리 모두 20㎏이 넘는 대형견이었지만 공을 물고 노는 모습에 사람들은 어린 아이들 보듯 했다.

셰퍼드 종의 대담이 스패니얼 종의 수안이 냄새를 냄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이 센터에 있는 인명구조견들은 수색견들이다. 산에서 실종한 사람 등을 찾는 임무를 맡고 있다. 사람을 찾으면 짖는 훈련을 받는데 셰퍼드나 마리노이즈의 경우 다소 무서운 외모 때문에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짖도록 연습을 시킨다. 쉽지 않지만 핸들러와의 교감을 통해 본능을 조금 잠재우고 사람들과 친화적이 되게 하는 것이다.

오 핸들러는 "사실 제가 볼 때는 한없이 어린 아이 같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은 건 아니다"라며 "산에서 수색작업 할 때 특히 서울은 등산객들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 수색할 때는 목줄도 못하니까 등산객들이 놀라지 않게 개들을 최대한 훈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훈련이 잘 된 구조견이지만 크고 무서워서, 병치레할 것 같다는 이유로 과거 키우기 힘든 시절도 있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동물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져서 구조견 입양 공고를 내면 신청자가 꽤 많아졌다고.

이기돈 오남119안전센터장은 "핸들러와 구조견이 있어서 실종자 수색 활동에 도움도 많이 받고 든든하다"며 "구조견 입양 신청이 많아져서 은퇴하고 좋은 가정에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요즘은 TV나 영화 모델로 강아지가 많이 등장하던데 구조견들도 은퇴하고 모델로 서는 모습을 봤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고 아빠 미소를 지었다.

오문경 핸들러의 지시에 얌전히 앉아 있는 인명구조견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이미 구조견들을 입양한 가정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구조견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공정아씨는 “처음에 조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대형견 데리고 다닌다고 욕도 먹고 경찰이 온 적도 있다. 훈련받은 구조견이라고 설명하면 증거를 보이라며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아 상처를 받기도 했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구조견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생명 존중 교육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미숙씨는 “구조견을 입양했더니 주변에서 국가를 위해, 사람들을 위해 고생한 개들이라고 혜택이 많은 줄 안다”며 “한국인명구조견협회와 한국마즈에서 사료를 후원해줘서 잘 먹이고 있다. 하지만 병원 진료 등 다른 지원은 없다. 구조견들이 나이가 많아서 병원비 부담이 있는데 나랏일을 했으니 보험처럼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는 시스템이 생기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왼쪽부터 오문경 핸들러와 대담, 강미숙씨와 수안, 공정아씨와 조. © 뉴스1 최서윤 기자

인명구조견에 대한 편견은 또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순하다"는 오해다. 오문경 핸들러는 "구조견들은 어렸을 때부터 핸들러와 사람이 많은 시장도 함께 가고 하면서 사회성을 기른다"며 "하지만 아무리 훈련이 잘 된 구조견이어도 핸들러가 없을 때 함부로 만지거나 소리를 지르면서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구조견 뿐 아니라 마약탐지견 등 많은 사역견들이 다른 반려견들처럼 똑같이 냄새 맡고 오줌도 싸고 발랑 뒤집어지면서 애교도 부린다. 마냥 얌전한 줄로 알고 입양해서도 안 된다"며 "국가 시스템상 은퇴하고 좋은 가정에 입양 보내는 것 뿐 아니라 중병에 걸렸을 때 치료 받을 수 있는 지정병원이 생길 수 있도록 수의사회와 국민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오문경 핸들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인명구조견들 © 뉴스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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