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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犬)] 비닐하우스 안에 갇혀 있던 80여마리 개들
[가족의 발견(犬)] 비닐하우스 안에 갇혀 있던 80여마리 개들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20.01.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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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번식장에서 구조된 푸들 어미가 새끼 6마리를 낳았다.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지난 1월 경북 영천의 한 고가 밑.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을 달려서야 나온 허허벌판 위 비닐하우스 안에서 심한 악취와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소조차 없는 이곳은 80여 마리의 개들을 가두고 새끼를 낳게 해 파는 불법 번식장, 이른바 '강아지 공장'이었다. 지난달 3일 동물자유연대는 타 단체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오물과 먼지가 쌓인 뜬장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그 안에 갇힌 개들은 제대로 서지도 앉아있지도 못한 채 짖기만 했다. 오랜 뜬장 생활 때문인지 일부 개들은 다리를 절거나 뒷다리가 없어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경북 영천의 한 불법번식장.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지난 2016년 강아지 공장의 실체가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면서 2017년 3월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동물생산업이 기존의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됐지만, 유예기간(2019년 9월 23일)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불법 동물생산업체는 운영되고 있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지자체가 단속을 통해 불법업체를 적발한다고 했지만 번식장 내 동물들의 구조 및 보호는 동물보호단체와 같은 민간 영역이 떠안아야 하는 현실"이라며 "불법 동물생산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과 더불어 남겨진 동물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법번식장 내 뜬장 안에 갇힌 푸들.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불법 번식장의 운영자는 "외부에서 버리고 간 개들도 많다"고 말했다. 누구나 쉽게 팔고, 쉽게 키우다가 쉽게 버려지는 악순환이었다.

동물자유연대는 우선 건강에 이상이 있거나 임신 가능성이 보이는 개 20마리를 구조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개들의 눈빛에서 그동안의 고된 삶이 전해지는 듯 했다.

구조된 번식장 개.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그리고 구조된 푸들 어미개가 얼마후 새끼 6마리를 낳았다. 만약 구조되지 않았더라면 새끼들은 어디론가 팔려 가 펫숍에 상품처럼 진열되고, 어미는 또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 더 이상 쓸모없어지면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조은희 동물자유연대 간사는 "강아지들의 아빠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 너무 어리기 때문에 입양이 확정되더라도 3월 14일 이후 성장 속도와 건강 상태에 따라 입양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지금 귀엽다고 충동적으로 입양하기보다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책임감과 여건이 되는 분들만 입양을 신청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어미가 지켜낸 소중한 생명들. 끝까지 행복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품어줄 천사 가족을 기다린다.

아직 이름이 없는 새끼 6마리.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Δ이름: 영천21, 영천22, 영천23, 영천24, 영천25, 영천 26
Δ성별: 암컷 5, 수컷 1(중성화 예정, 예방접종 예정)
Δ나이: 생후 11일께(2020년 1월 14일생)
Δ체중: 1㎏ 이하
Δ품종: 푸들
Δ문의: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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