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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너냐?"…박쥐가 바이러스 주요 숙주가 되는 이유
"또 너냐?"…박쥐가 바이러스 주요 숙주가 되는 이유
  •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승인 2020.01.30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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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발병한 니파 바이러스 숙주로 지목된 박쥐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우한폐렴'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궁극적인 숙주로 박쥐가 지목되는 가운데 집단 생활과 상대적으로 긴 평균 수명 등 박쥐의 특성이 바이러스 발병과 확산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환경보건 비영리단체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의 피터 다작 박사는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을 지금까지 알려진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비교해보면 가장 가까운 진원지는 박쥐"라고 설명했다.

CNN은 "박쥐는 오래 전부터 생물학적 슈퍼 빌런(악당)으로 알려졌다"며 에볼라 바이러스와 광견병,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바이러스의 최초 진원지로 지목됐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과일박쥐에서 고릴라를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파됐고, 사스는 박쥐에서 사향고양이로, 메르스는 박쥐에서 낙타로 옮겨진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되면서 발병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박쥐가 주요 전염병의 발원지로 부상하는 이유는 평균 수명 30년으로 포유류 중 상대적으로 긴 수명을 갖고 있고, 수백만마리가 동굴에서 빽빽한 집단생활을 하는 등 고유의 특성 때문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1300여종의 박쥐가 살고 있다. 집단 생활 특성상 바이러스에 더 쉽게 접촉할 수 있고, 날아다니다가 다른 동물에 잡아먹히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하기도 쉽다.

또 포유류지만 날 수 있다는 특성 자체도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체온을 높게 유지시켜 박쥐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를 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이론도 있다.

스태티스 지오티스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바이러스전문가는 "중국과 같이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삼림 벌채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박쥐가 다른 동물들과 더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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