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그리하여 어느 날'. 이 책의 저자는 지난 2013년 8월, 여름밤의 도로 끝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병원에 데려다주면 누군가 알아서 보호자를 찾아 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어쩌다 보니 납작한 얼굴을 한 작고 부스스한 고양이 감자와 같이 살게 됐다. 감자의 동생으로 입양한 보리까지 함께 조용하면서도 다사다난한 가족을 이루게 된 것은 조금 더 후의 일이다.
저자는 불행이 너무 익숙해서 불행한지조차 몰랐던 시절에 감자를 만났다. 고양이를 키울 수 없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아는 체를 해 오는 부스스한 고양이를 거리에 그냥 두고 오기엔 마음이 영 불편했다.
뜻하지 않게 작은 생명 하나를 구하게 됐다고만 생각했는데, 정작 구원을 받은 건 자신이었다. 감자를 거두고 돌보면서 그리고 보리를 키우면서, 아무런 의심 없이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됐고 그 경험을 이 책에 담았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로 살아가던 사람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채 버려진 고양이들을 만나 서로를 구원하고 진정한 사랑을 나누게 되는 '작은 기적'에 관한 이야기는 '그리하여 어느 날'에서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어느 날 / 11월 지음 / 아라크네 펴냄 /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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