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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연구진 "개보다 고양이가 코로나 더 잘 걸린다"
中연구진 "개보다 고양이가 코로나 더 잘 걸린다"
  •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승인 2020.04.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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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유기동물 보호시설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개보다 고양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더 잘 걸리며 특히 어린 고양이가 늙은 고양이보다 더 쉽게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과학지 네이처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농업과학원(CAAS) 하얼빈 수의연구소의 연구팀이 지난달 31일 국제 생물학 분야 아카이브인 'bioRxiv'에 투고한 논문을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 고양이 간 코로나19 감염 확인…어린 고양이가 더 취약 : 해당 실험에서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샘플을 고양이 5마리의 코에 투입했다. 연구팀은 이들 중 2마리는 6일 뒤 안락사시켰는데, 이들의 호흡기에서 바이러스성 리보핵산(RNA)과 전염성 바이러스 입자를 발견했다.

나머지 3마리는 멀쩡한 고양이들이 있는 우리 옆에 뒀다. 연구팀은 나중에 멀쩡했던 고양이 중 1마리에서 바이러스성 RNA를 발견했다. 다른 고양이로부터 감염됐다는 얘기다. 직접적인 접촉이 아닌 비말을 통한(침방울) 감염이었다. 감염된 4마리는 모두 코로나19 항체를 만들어냈다.

생후 70일에서 100일의 어린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폐뿐만 아니라 호흡기 점막 상피세포에서 거대한 병변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가 고양이 사이에서 효율적으로 복제될 수 있으며 어린 고양이들은 바이러스를 더 잘 받아들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 개, 고양이보다 코로나19에 강해 :
비슷한 실험에서 개들은 코로나19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개 5마리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접종했다.

2마리의 배설물에서 바이러스성 RNA가 검출됐지만 감염성 바이러스 입자가 검출되지는 않았다. 이는 개가 고양이보다 코로나19에 더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홍콩과 벨기에에서 개와 고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진행됐다. 연구팀은 "고양이와 개는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코로나19 통제를 위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이들 동물의 취약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고양이→인간 감염 가능성은? : 그러나 이 연구 결과가 고양이가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의 바이러스학자인 린다 사이프는 "이 연구 결과는 소수의 동물들에 의도적으로 높은 양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투여한 실험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사람과 애완동물 간 실제 상호작용을 나타내지는 않는다"며 "감염된 고양이가 사람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수의사인 에드거 웨인 존슨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개들이 코로나19를 퍼뜨릴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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