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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자의 동행]"약속 지키러 또 왔어요" 모도 냥이들 중성화 날
[최기자의 동행]"약속 지키러 또 왔어요" 모도 냥이들 중성화 날
  • (인천=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0.11.24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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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주민보다 고양이가 더 많아…개체수 조절 절실
[편집자주]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명 시대. 전국 각지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반려동물 관련 행사가 열립니다. 봉사활동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꼭 가보고 싶은 행사인데 취소되거나 가기 힘든 상황이 돼서 놓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행사들을 '최기자'가 대신 가서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동물 구조 현장이나 야생동물 등 '생명'과 관련된 현장은 어디라도 달려가겠습니다. 그리고 사람과 동물이 동행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22일 인천 옹진군 모도 배미꾸미 카페에서 한 봉사자가 새끼고양이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인천=뉴스1) 최서윤 기자 = 지난 22일 뚝 떨어진 기온과 차가운 바닷바람이 만나 더 춥게 느껴졌던 인천 옹진군 모도. 배미꾸미 공원 관계자들과 캣맘(고양이 밥 주는 사람)들은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위해 이곳을 찾은 수의사들에게 연신 고맙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같은 환대가 어색한 듯 수의사들은 "약속 지키러 온 것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인천시수의사회(회장 박정현) 동물의료봉사단 야나와 경기도수의사회(회장 이성식) 동물사랑봉사단,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동아리 와락은 두 달여 만에 모도를 다시 찾았다. 두 달 전 1차 길고양이 수술 때 조만간 다시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섬 주민 111명인데 고양이가 130마리?…모도에서 생긴 일)

모도 배미꾸미에는 전에 눈에 띄지 않던 고양이들도 꽤 보였다. 그동안 사람들과 많이 친해진 모양인지 가까이 다가오는 고양이들도 있었다. 일부 고양이들은 왼쪽 귀 끝이 살짝 잘려 있어서 지난번 중성화를 완료한 개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곳의 길고양이들은 130여 마리로 추정된다. 1차 때 40여 마리를 수술했고 중성화를 하지 못한 고양이들이 또 새끼를 낳는 바람에 2차 중성화가 절실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의료봉사를 진행하는데 부담감도 컸다. 다행히 인천 강화군과 옹진군은 '사회적 거리두기' 예외 지역이고 더 추워지기 전에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뜻이 맞는 사람들이 다시 뭉쳤다.

인천 옹진군 모도 내 배미꾸미 공원 전경 © 뉴스1 최서윤 기자

일각에서는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왜 하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천적이 없고 번식력이 왕성한 고양이들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현재로서는 중성화 수술이 최선의 선택이다.

오보현 야냐 단장은 "우리가 봉사하러 온 이유는 고양이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 유해동물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며 "고양이 밥을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다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오 단장을 비롯해 한병진 경기도수의사회 동물사랑봉사단장과 김현두·이경환 수의사가 고양이 20여 마리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다. 염진호·김동근·정지혁 수의사는 수술을 받는 고양이들이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마취제를 놨다. 녹십자수의약품에서 심장사상충 약을 지원해준 덕분에 예방접종도 함께 실시했다.

펜션 한쪽에는 학대를 받다 구조돼 임시 보호 중인 강아지도 예방접종을 받았다. 해외 입양이 확정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하늘 길이 막혀 대기 중인 강아지였다. 학대를 받았다고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고 순한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봉사에서 작지만 큰 힘이 돼 준 이들은 수의대생들이었다. 집에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학생들도 있어서 수술 자리의 털을 밀 때 자신의 반려동물 대하듯 조심스럽게 하는 모습도 보였다.

강원대 재학 중인 우정은씨(본과 3학년)는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지만 약을 먹으면서 배우는 학생들도 있다. 그만큼 동물이 좋다는 뜻"이라며 "봉사하면서 배우는 자리이기도 해서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또 오려 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수의사와 수의대생들은 22일 인천 옹진군 모도에서 길고양이 중성화 봉사를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수의사와 수의대생들은 22일 인천 옹진군 모도에서 길고양이 중성화 봉사를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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