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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무슨 죄…대구 A동물원서 동물 학대 의혹
동물이 무슨 죄…대구 A동물원서 동물 학대 의혹
  •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승인 2021.02.03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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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구조네트워크가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대구 A동물원. 원숭이 1마리가 우리에서 몸부림치고 있다.(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대구의 한 동물원이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어렵자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동물을 학대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에 따르면 A동물원은 지난해 휴장 이후 원숭이를 포함해 낙타, 라쿤, 양, 염소, 거위 등을 방치했으며, 물과 사료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

이 단체가 전날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동물원의 물통과 사료통이 비어 있고, 동물들의 사육 공간과 몸 상태는 매우 열악했다.

비구협은 "인근 야산에 방치된 토끼, 양, 염소들이 주위에 민원을 일으켰고, 이들을 제대로 사육하고 관리하기 힘들어지자 잔인하게 죽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물 학대를) 목격한 인근 주민이 가족과 함께 10개월이 넘도록 동물들을 보살펴 오다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에게 도움을 받아 비글구조네트워크에서 구조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비구협 측이 공개한 가족의 구조활동을 담은 블로그에는 동물원의 열악한 상황이 그대로 담겨있다.

가족은 땅바닥에 있는 물이라도 마시려고 몸부림 치는 동물들, 고드름이 있는 우리에서 지내는 원숭이 등을 촬영해 블로그에 공개했다.

비구협은 "높은 산 중턱에 위치한 동물원에 전기와 수도가 끊겨 제보자 가족들이 수개월간 산 아래에서 물을 떠 동물들에게 식수를 제공하고 무거운 사료와 과일 박스를 짊어지고 눈물겹게 먹이를 제공했다"며 "대구시청과 대구지방환경청에 동물학대에 의한 격리 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와 환경당국은 진상을 조사한 뒤 관련 법에 따라 대응하기로 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대구 A동물원의 동물. 사진으로만 봐도 몸 상태가 매우 나쁜 것으로 보인다.(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스1

한편 대구의 또다른 동물원에서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2마리가 실종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CCTV가 설치되지 않아 수사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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