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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면한 울산 개물림 사고견, 평생격리…"보호시설서 여생"
'안락사' 면한 울산 개물림 사고견, 평생격리…"보호시설서 여생"
  •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승인 2023.06.2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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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견 인수한 동물보호단체 "사회에 안 내보낼 것"
"개물림 사고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예방 노력하겠다"
지난해 7월 울산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8살 아이를 물어 동물보호단체에서 보호 중인 진도 믹스견.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지난해 7월 울산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8살 아이를 공격해 크게 다치게 한 개가 안락사를 면한 가운데 이 개를 인수한 동물보호단체가 "사고견을 사회에 내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향후 사고견을 사회로 내보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보호기간 1년간의 노력으로 사고견이 정상적인 개로 돌아왔다고 판단되지만 초등학생을 문 이력이 있고, 사회로의 반출은 어떠한 위험을 초래할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며 "비구협 시설 내에서만 안전하게, 활동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비구협은 "지난해 울주군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개물림 사고는 우리 사회에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견을 죽이지 말고 단체에 인계해달라고 호소한 것은 동물보호단체도 이러한 개물림 사고에서 동물권을 옹호하는 주체로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접하고 어떻게 해야 개물림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이 개가 여느 개물림 사고처럼 수사단계에서 죽는다면 그러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간은 또 없을 것이고, 결국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견 인계를 요청한 이후 언론에서 관심을 두고 다양한 시각에서 기사를 다뤘고, 사회 각계에서도 의미 있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반복되는 개물림 사고에 대해 아마도 이번 사건처럼 시민들의 의견을 토론의 장으로 만든 사례도 없었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사고견의 소유자가 된 단체로서 피해가족에게 가해자를 대신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책임 있는 단체로서 피해가족의 상처가 헛되지 않도록 개물림 사고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예방 노력을 멈추지 않고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지검은 지난 22일 법원에서 몰수선고가 확정된 사고견을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에 인계 처분했다.

진도 믹스견인 이 사고견은 지난해 7월 11일 낮 1시20분께 울산시 울주군의 한 아파트단지 안에서 목줄이 풀린 채 돌아다니다 8살 초등생 A군에게 달려들어 목 부위 등을 물었다.

사고견은 A군을 2분 넘게 공격했는데, 현장을 목격한 택배기사가 손수레를 휘둘러 사고견을 A군에게서 떼어내 쫓아냈다. 당시 A군은 목과 팔다리를 크게 다쳐 봉합수술을 하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앞서 울산지법은 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견주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사고견 몰수를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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