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대형견들이 10마리나 있는데 굉장히 조용하네요."

헌혈견 은퇴식이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동물병원 산하 'KU 아임도그너(KU I’M DOgNOR) 헌혈센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모인 참석자들은 여러 마리의 대형견들이 짖지 않고 조용히 있는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형견들은 다 무섭다는 편견이 깨진 순간이었다.

건국대는 지난해 8월 부속 동물병원 산하에 아시아 최초 반려동물 헌혈센터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를 개소했다. 현대자동차, 유한양행 등에서 헌혈센터를 적극 후원했다.

건국대에 따르면 반려동물 헌혈 문화 확산과 안정적인 국내 동물 혈액망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결과 1년여간 약 200마리 헌혈견들이 동참해 300여마리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올해 8살이 넘어 은퇴하는 '헌혈영웅'은 총 13마리다. 항상 진주 목걸이를 하고 있는 래브라도리트리버 진주(8살)는 이번 은퇴견 중 가장 많이 헌혈에 참여했다. 건국대 동물병원이 정기 헌혈프로그램을 시작한 지난 2020년부터 매년 꾸준히 참여해 올해 네 번째 헌혈을 끝으로 은퇴했다.

진주 보호자에 따르면 진주는 한 농장 구석에 묶여 살던 일명 마당개였다. 짧은 목줄에 묶여 산책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강아지를 입양한 것.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난 마당개가 평생 가족을 만나 반려견으로 지내면서 다른 강아지들의 생명을 살렸다는 사연을 접한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건국대 동물병원은 은퇴견에게 헌혈 은퇴 기념 액자와 메달을 전달하고 다함께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을 마련했다. 또 후배 헌혈영웅을 위한 선배 헌혈 영웅 보호자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도 이어졌다.

유자은 학교법인 건국대 이사장은 축사에서 "반려동물 헌혈이라는 불모지에서 동물권익과 동물복지 수준 향상을 위해 내딛는 첫 발걸음의 중심에 13마리의 헌혈 영웅들이 있다"며 "헌혈문화에 공감하고 참여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아시아 최초의 반려동물 헌혈센터 'KU아임도그너 헌혈센터'가 전 세계 반려견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은퇴식에는 10마리의 헌혈영웅과 보호자를 비롯해 학교법인 건국대 유자은 이사장, 건국대 동물병원 윤헌영 원장과 한현정 헌혈센터장, 건국대 수의과대학 최인수 학장 등 내외빈이 참석했다.[해피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