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9:53 (토)
신종펫숍에 속은 보호자, 죄책감에 '눈물'…장례지도사도 울었다
신종펫숍에 속은 보호자, 죄책감에 '눈물'…장례지도사도 울었다
  •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승인 2023.08.03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락사 없는 보호소 믿고 파양…돈 가로채고 매장
부득이한 사유로 동물 파양한 보호자, 장례 치러
ⓒ News1 DB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또또(가명) 보호자님이 그날 얼마나 많이 우셨는지 몰라요. 장례를 돕는 저도 어찌나 눈물이 계속 흐르던지……."

반려동물 장례식장 '포포즈' 광주점의 조주용 부점장은 몇 달 전 또또의 장례식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울컥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가 기억하는 또또 보호자 A씨는 장례를 치르던 중 그 어떤 보호자보다 서럽게 울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강아지를 파양했지만 잘 살 것이라고 생각한 또또가 학대 받고 매장까지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한참을 힘들어했다.

3일 펫닥 포포즈에 따르면 지난 4월 야간에 파묘건이라는 내용으로 장례예약을 받았다. 땅에 묻혀 있던 동물을 다시 꺼내 장례를 치르는 일이었다.

장례시간에 맞춰 강아지의 사체를 보니 부패가 꽤 많이 진행된 상태였다. 몸에는 상처들이 많았다.

평범한 사체는 아니었다. 강아지,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죽는 순간 바로 부패하지 않는다. 1~2일이 지나도 사체가 경직되지 않는다. 하지만 또또는 한눈에 봐도 죽은 지 꽤 오래돼 보였다.

A씨가 전한 내용은 이랬다.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서 또또를 파양할 수밖에 없었고 새 가족을 만나게 하고 싶어서 검색해보니 '안락사 없는 보호소'가 눈에 들어온 것.

이곳에서 잘 돌보다가 새 가족을 찾아준다는 보호소 관계자를 믿고 수백만원의 파양비를 내고 또또를 보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이곳에 맡겨진 강아지, 고양이들은 따뜻한 가정이 아닌 컴컴한 땅속에서 발견됐다. 보호소 관계자들이 돈만 받고 동물들을 학대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정황도 포착됐다.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고 했지만 사실은 신종 펫숍(펫샵)이었던 것. 이를 몰랐던 A씨는 장례를 치르는 내내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조주용 포포즈 광주점 부점장은 "장례를 진행할 때 보호자의 마음이 너무 무거워 보여서 또또의 마지막 가는 길을 더 많이 신경 써서 보냈다"며 "다시는 이 같은 불행이 생기지 않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 펫숍 문제가 불거지자 최근 정치권에서도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이용빈 의원은 동물복지동물포럼과 함께 국회에서 '신종펫숍 근절 피해자 증언대회'를 열고 "신종 펫숍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제대로 처벌하고 영업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해피펫]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