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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 통과해도 89% 임상서 '실패'…'동물대체시험' 활성화 돼야"
"동물실험 통과해도 89% 임상서 '실패'…'동물대체시험' 활성화 돼야"
  •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승인 2023.09.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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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법안 입법 공청회' 열려
전문가들 "식약처·농림부·환경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 필요"
14일 국회에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법안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제약·바이오 임상 시험 과정 중 동물실험을 통과한 물질이라도 사람 임상시험에서 통과를 하지 못할 확률이 89%에 달하며, 동물의 무분별한 희생을 막기 위해서는 '동물대체시험법' 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인순·한정애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서정숙 의원(국민의힘)이 주최하고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과 한국바이오협회가 공동 추최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법안 입법 공청회'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의 개발과 보급, 이용 활성화 등을 주제로 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서정숙 의원은 "오늘날 흔히 접하는 의약품과 화학제품이 있기까지는 많은 실험동물의 희생이 따랐다"며 "하지만 이러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을 통과하고 신약으로 출시될 확률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실험을 통과한 후보물질의 89% 정도가 사람 임상시험 단계에서 실패하고, 이러한 실패 사례의 절반의 경우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도중 동물실험의 결과에서 도출되지 않은 변수에 의해 시장 출시가 좌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정애 의원은 "미국은 최근 (의약품이) 반드시 동물실험을 거쳐야한다는 조항을 삭제했다"며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도 전임상시험(동물실험)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은 과거 식품, 의약품 개발, 화학물질 및 제품평가 분야에서 널리 사용됐다. 하지만 윤리적 문제와 인체 적용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동물대체시험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동물대체시험의 대표적인 예로는 △사람과 유사한 세포 모델 △장기 칩 △오가노이드 △3D 프린팅을 이용한 조직 재건 기술 △컴퓨터 모델링 △빅데이터 분석 등이 있다.

패널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고,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유관부처로 구성된 위원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시윤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 학술위원장은 "신약개발 후보물질과 평가용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분야이며, 첨단 대체기술의 상용화라는 측면은 산자부의 분야 등으로 한 부처에서의 노력으로는 '대체시험법'을 활성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범부처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보라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정책국장은 "동물대체시험 활용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민간 분야의 참여와 투자가 중요하다"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늘어나는 비동물시험법 서비스 등의 요구 충족을 위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한편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를 위한 법안이 발의된 것은 이번이 두 차례다. 지난 2020년 12월 남인순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동물대체시험법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이 있고, 2022년 범정부 차원에서 동물대체시험법에 대한 정보 공유와 활성화를 위한 연구·지원을 골자로 하는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을 한정애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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