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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탄 댕냥이' 올해 11만마리…흐뭇하거나 혹은 불편하거나
'비행기 탄 댕냥이' 올해 11만마리…흐뭇하거나 혹은 불편하거나
  •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승인 2023.10.24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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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분기 국내선 8만7624마리·국제선 2만6488마리…대한항공 수송량 1위
반려동물 1500만 시대 '펫팸족' 모시는 항공사…'다른 승객들 불편' 갈등 소지도
반려동물 여행플랫폼 반려생활의 '댕댕이 제주 전세기'에 탑승한 보호자들과 반려견이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제주국제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2023.5.19/뉴스1 ⓒ News1 공항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를 맞이하며 비행기로 여행을 떠나는 반려동물이 늘고 있다. 항공사들도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승객으로 보고 모시기 경쟁이 한창이다. 다만 여전히 반려동물이 객실에 탑승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승객도 있어 아슬아슬한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항공사 1~3분기 누적 반려동물 수송량은 11만4112마리다. 각각 국내선과 국제선이 8만7624마리, 2만6488마리다.

국제선에서는 대한항공(003490)이 2만2153마리로 2위인 아시아나항공(020560) 2629마리의 8배에 달할 정도로 격차가 컸다. 국내선에서는 티웨이항공(091810)이 2만5590마리로 가장 많았고 대한항공(1만6126마리), 아시아나항공(1만3448마리)이 뒤를 이었다.

항공사에서 운송이 가능한 반려동물은 개, 고양이, 애완용 새다. 탑승할 수 있는 반려동물의 크기, 수는 제한돼 있고 반드시 케이지로 좌석 아래 보관해야 하는 등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별도의 요금도 추가로 내야 한다.

이는 기내에 반려동물을 기르는 승객과 기르지 않는 승객이 모두 탑승한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항공안전법에 따라 법적으로 강제된 사안은 아니지만 대부분 항공사는 안전을 위해 비슷한 규정을 유지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반려인에게는 운항 규정이 까다롭지만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늘고 코로나19 이후 여행수요가 덩달아 증가하며 반려동물 운송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지난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여만명을 넘어섰다. 애완동물을 한 사람의 가족처럼 키운다고 해서 '펫팸족'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6만7000마리에 불과했던 국내 항공사 반려동물 수송량은 지난해 두배가 넘는 14만5466마리로 크게 늘었다. 각 항공사들도 '팻팸족'을 겨냥한 반려동물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체로 탑승횟수에 따라 스탬프를 적립해 반려동물 운송 요금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그러나 한편에서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반려동물 수송의 부작용도 나타난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애견 인플루언서 비판글이 대표적이다. 반려인들에게 반려동물은 가족이지만 다른 승객에게는 불편을 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으로 추정되는 A씨는 유명 애견 인플루언서의 강아지가 해외에서 수술을 마치고 귀국하는 과정에서 발작을 일으킨 사례를 글로 올렸다. A씨는 '개플루언서 때문에 지긋지긋하다'는 제목의 글에서 강아지를 규정에 따라 좌석 하단 케이지에 넣을 것을 요청했으나 해당 인플루언서가 이를 너무하다며 항공사에 대한 비판을 유도하는 글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인플루언서는 "규정 안 지키려는 사람도 많이 겪었을 테고 그분은 매뉴얼대로 자기 일을 한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반려견이 방금 죽을 뻔한 상황이었다"며 승무원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반박글을 올렸으나 논란이 일었다. 해당 사례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비행기를 타는 반려동물이 늘수록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반려동물을 동반하는 반려인만을 태우는 '댕댕이 전세기'다. 반려견에게 별도의 좌석을 배정해 안전문제를, 반려인만 태워 승객 컴플레인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다만 한시적으로 운항하는 이벤트 상품인 데다 현실적으로 확대가 가능한 상품은 아닌 만큼 항공사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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