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키티는 하늘에 있는 가을이가 보내준 선물이에요."

지난 16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반려마루 문화센터 대강당. 크리스마스 의상을 입은 강아지 키티의 보호자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반려견을 이같이 소개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 중 일부는 눈물을 글썽였다. 세상을 떠난 반려견이 생각난 듯했다.

키티는 두어 달 전 경기도가 운영하는 도우미견나눔센터에서 보호 받던 강아지였다. 보호 당시 이름은 '해피'.



경기도는 지난 9월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화성의 한 번식장에서 1400여 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

구조한 개들 중 600여 마리는 경기 반려마루에서, 100여 마리는 도우미견나눔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다.

워낙 많은 개들이 한꺼번에 구조된 터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의 손길이 절실했다. 고맙게도 봉사에 나선 사람들 중 일부는 개들을 입양했다. 키티의 보호자도 그 중 한 명이었다.

키티 보호자는 16일 진행된 '2023 도우미견나눔센터 10주년 홈커밍데이'에서 "딸처럼 키우던 가을이가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한동안 상실감에 빠져 있다가 봉사를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픈 가을이를 돌보느라 유기견과 번식장 강아지들이 있는지 몰랐다"며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봉사를 다니면서 키티를 입양하게 됐는데 지금은 더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도우미견나눔센터에서 3마리의 개들을 입양했다는 또 다른 보호자도 "반려견들을 더 잘 돌보기 위해 훈련사 자격증도 땄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될 정도로 추운 날씨였다. 폭설로 인해 운전하기 힘든 날씨였지만 이곳 센터에서 털북숭이 가족을 만난 사람들의 발길을 막지는 못했다.

반려견 입양 가족들은 매년 홈커밍데이를 통해 센터를 다시 방문한다. 이번 홈커밍데이에는 70마리가 넘는 반려견들이 고향을 찾았고 친구들을 또 만났다.

경기도는 센터를 다시 찾은 입양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반려견 수제간식과 비누, 아로마오일 만들기부터 보호자와 함께 하는 펫트니스(펫+피트니스), 미용 강좌, 훈련사 상담, 포토존 등 부대행사가 입양 가족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춘기 이지동물의료센터 원장은 '수의사가 알려주는 겨울철 반려견 건강한 관절 관리방법'을 소개했다.

최 원장은 "화성 번식장 개들의 중성화 수술 봉사를 한 인연으로 모견과 새끼 강아지까지 3마리를 입양했다"며 "모든 반려견들이 가족들과 함께 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2500마리가 넘는 개들을 입양 보낸 '도우미견나눔센터'는 내년 '반려마루 화성'으로 다시 태어날 계획이다.

오후석 도 행정2부지사는 "유기동물 입양은 단순히 불쌍한 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우리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것"이라며 "유기견과 피학대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책임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해피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