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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심장 고치고 입양한 천사들…연말은 따뜻했다[벳앤패밀리]
유기견 심장 고치고 입양한 천사들…연말은 따뜻했다[벳앤패밀리]
  •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승인 2024.01.1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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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동물의료센터, 이첨판폐쇄부전 개심술 성공
임시보호자, 심장 수술 결정 후 입양까지 진행
[편집자주] 강아지(애견), 고양이(애묘)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보호자들의 가장 큰 소원이다. '벳앤패밀리'는 수의사(벳)+가족의 합성어로 '뉴스1'에서는 동물병원을 찾은 가족들의 사연을 연재한다. 이를 통해 동물을 더욱 건강하게 키우고 수의사와 보호자가 소통하며 웃을 수 있는 '우리냥 행복하개' 캠페인을 진행한다.

심장판막수술 받고 건강을 회복한 강아지(넬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우리 하쿠, 심장 수술해주세요. 위험은 감수하겠습니다. 희망 없는 죽음을 기다리는 것보다 나으니까요."

새해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들뜬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던 지난해 마지막 날. 안양의 한 동물병원 의료진은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유기견 하쿠의 임시보호자(임보자)가 심장판막수술을 결정하면서 병원 내부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몇 시간에 걸친 수술 결과는 대성공. 의료진과 임보자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눈이 오고 추운 연말, 이들은 따뜻한 기적을 선물 받았다.

14일 넬동물의료센터(공동원장 손성지·윤일용·엄태흠·이종협·임덕호)에 따르면 하쿠는 '이첨판폐쇄부전증'에 걸려 버림받은 강아지였다. 충남의 한 유기견보호소에서 새 가족을 기다렸지만 10세의 나이와 좋지 않은 건강은 하쿠를 외롭게 했다. 그러던 중 A씨를 만나 임시보호를 받게 됐다.

A씨는 원래 오랫동안 키우던 반려견 2마리가 있었다. 모두 심장병으로 투병하다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그는 먼저 간 반려견들을 생각하며 봉사활동과 동물 임시보호를 시작했다. 심장이 아픈 하쿠를 위해 1년 이상 지역 동물병원에서 심장약을 먹이며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하쿠는 심장이 안 좋은 탓에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이 반복됐다. 결국 지난해 9월 넬동물의료센터로 응급내원했다. 검사 결과 심장판막 상태가 심각했다. 하지만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다는 판단에 4개월 동안 약물관리를 이어갔다.

A씨는 지난달 하쿠의 기대수명이 5개월 이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의료진과 상담 후 이첨판폐쇄부전의 근본치료를 위해 심장을 여는 개심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의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심장판막수술은 사람 수술보다 훨씬 더 어려운 고난이도 수술이다. 심장 크기가 작을뿐더러 고도로 숙련된 수술팀과 첨단 의료장비인 체외순환기, 철저한 준비 없이 성공하기 힘들다.

전 세계적으로도 심장판막수술이 가능한 동물병원이 있는 국가는 5개가 안 된다. 동물심장수술팀은 일본, 영국, 미국 정도만 있다. 더욱이 비용도 비싸고 수술 중 목숨을 잃게 될 수 있을 정도로 위험성이 높다.

A씨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비도 일체 부담하기로 했다. 수술이 성공하면 하쿠의 정식 입양을 약속했다.

의료진은 수술에 성공했다. 하쿠는 수술 일주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A씨는 하쿠를 평생 가족으로 맞았다. 날개 없는 천사들의 기도가 통하면서 하쿠와 보호자, 의료진 모두 값진 새해 선물을 받았다.

심장판막수술을 주도한 엄태흠 수의사는 "하쿠는 수술 경과가 좋아 차후 심장약을 모두 끊고 건강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심장을 찾아 새로운 견생(犬生)을 살게 된 하쿠가 평생 가족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쿠의 수술과 퇴원 모든 과정은 다음달 유튜브 '가족이라면서요'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심장판막수술을 진행 중인 동물병원 의료진(넬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한편 넬동물의료센터와 믿을 수 있는 동물병원그룹 벳아너스에 따르면 이첨판폐쇄부전은 개에게서 가장 흔한 심장병이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다.

이 병에 걸리면 심장의 이첨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한다. 증상으로는 호흡 곤란, 기침, 피로감, 운동 불내성 등이 있다.

소형견을 많이 키우는 국내에서는 몰티즈(말티즈)를 비롯해 푸들, 닥스훈트 등에서 잘 발병한다. 심장에 피가 모이는 울혈로 인해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이 발생할 경우 죽게 될 수도 있다.[해피펫]

◇ '우리냥 행복하개' 캠페인은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와 함께 합니다. 반려동물영양연구소는 사연 속 반려동물에게 닥터레이의 항산화 영양제(영양보조제) 마그네타 제품을 선물합니다.

심장판막수술을 주도한 엄태흠 수의사와 강아지(넬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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