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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던 유기견 '서행복·행순'이 되다…"구청장 밀착 보살핌"
떠돌던 유기견 '서행복·행순'이 되다…"구청장 밀착 보살핌"
  •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승인 2024.03.03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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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중 구조한 강아지들, 안락사 위기 처하자 입양 결정
구청장 집무실서 3주간 보호…구 내 반려동물센터로 이동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집무실에서 유기견 행복·행순이를 돌보고 있다.(서대문구청 제공)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강아지들을 보호하고 있던 3주간은 집무실 밖에서 구청장님 결재를 받았어요. 사람을 경계하는 강아지들을 위한 특단의 조치였죠."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사람을 경계하던 유기견 두 마리가 구청장실 한편에 자리 잡았던 사연이 화제다. 서울 서대문구청과 인연을 맺은 강아지 서행복(수컷), 서행순(암컷)의 이야기다.

올해 1월 14일 당직을 서던 구청 직원은 홍은동 산자락 배수로 안쪽에 강아지 두 마리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구청 직원들은 이튿날 동물보호팀,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와 함께 구조에 성공했으나 입양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아 안락사 수순만 남은 상태였다.

그러던 중 평소 반려견 6마리를 키울 정도로 동물 사랑이 각별했던 이성헌 구청장이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에 직접 방문해 강아지들의 입양을 결정했고 유기견들은 '행복', '행순'이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됐다.

행복, 행순이는 학대를 받았는지 낯선 사람만 마주하면 잔뜩 겁을 먹고 숨어들었고 이 구청장은 강아지들을 집무실에서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이 기간 이 구청장은 집무실 밖에 서서 직원들의 보고를 받는 등 강아지들의 정서 안정을 최우선으로 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집무실에서 유기견 행복·행순이를 돌보고 있다.(서대문구청 제공)


그렇게 3주간 구청장실에서 생활하던 강아지들은 현재 구청 내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 중이다.

이 구청장은 아침마다 구청 옥상 정원이나 홍제천 카페 폭포 인근을 산책시키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는 강아지들의 사회화를 위해 옥상 정원에 강아지들을 위한 명패와 별도의 공간도 마련됐다. 사람을 무서워했던 강아지들도 이제는 옥상을 방문한 직원들과 어울리며 점차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구는 다음 달 중 개소할 예정인 '서대문 내품애(愛)센터'(반려동물 문화센터)에서 행복, 행순이를 보호할 예정이다. 또 향후 서대문 '마스코트'로 역할을 부여할지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청 관계자는 "마침 구에서 반려견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행복, 행순이가 선물처럼 찾아왔다"며 "강아지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게 끝까지 관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집무실에서 유기견 행복·행순이를 돌보고 있다.(서대문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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