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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스쿨] 깨물고 소리 지르는 앵무새 길들이기①
[펫스쿨] 깨물고 소리 지르는 앵무새 길들이기①
  •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 전문가
  • 승인 2017.03.12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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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 News1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 전문가 = 얼마 전 앵무새를 입양한 제자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이 키우는 앵무새 '렉스'가 깨물고 소리를 지르는 문제행동을 보여 걱정이 크다고 했다.

제자는 학교를 다니는 동안 앵무새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다. 사육·관리법은 물론 문제행동을 대처하는 방법도 배웠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렉스가 왜 문제행동을 보이는지,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경험이 부족한 탓이었다. 제자는 "처음엔 관심이 부족해서 그러는 것 같아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장난감도 사 주었지만 깨물고 소리를 지르는 행동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제자의 눈물겨운 노력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직장에 양해를 구해 출퇴근을 함께하기도 했다.

하지만 렉스는 직장에서도 변함없었다. 제자가 일을 하기 위해 렉스 곁을 떠나면 소리를 심하게 질러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또 직장 동료들이 렉스와 친해지기 위해 간식을 주려고 하면 손을 물어버리기도 했다. 결국 렉스는 회사에서도 쫓겨났다.

제자와 렉스 사이엔 두터운 신뢰가 형성돼 있었다. © News1

렉스는 흰색 털과 노란색 도가머리가 매력적인 유황앵무다. 지능이 높고 애교가 많으며 사람을 아주 잘 따르는 게 특징이다.

특히 유황앵무는 어릴 때부터 돌볼 경우 자신을 돌봐준 사람을 무척 잘 따른다. 하지만 렉스는 어렸을 때부터 한 가정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보호자들을 거쳐 제자에게 오게 됐다. 소리 지르고 무는 행동 때문이었다. 기본 지식 없이 앵무새를 들인 보호자들이 문제행동을 보이자 무책임하게 다른 가정에 넘겨버린 것이다.

렉스가 이제 다신 버려지지 않고 제자와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렉스를 만나러 갔다.

렉스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전혀 문제가 없는 앵무새처럼 보였다.

문제점을 가진 앵무새들은 자해를 해 털이 많이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렉스의 털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제자가 다가가자 눈빛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제자와 함께한 짧은 시간 동안 두터운 신뢰가 쌓인 것 같았다. 제자도 렉스가 자신을 무척 좋아하는 걸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자는 "렉스가 좋아하는 만큼 자신도 렉스를 아끼지만 좋은 관계가 형성된 자신을 무는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깨물고 소리 지르는 앵무새 길들이기' 2편은 다음주에 계속됩니다.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 (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 알파카월드 에듀테인먼트 대표)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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