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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큰돌고래 '태지'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
"서울시는 큰돌고래 '태지'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
  •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승인 2017.10.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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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는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가 태지를 퍼시픽랜드의 소유가 되지 않도록 위탁사육 기간을 연장하라"고 요구했다.© News1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지난 6월 위탁계약을 통해 서울대공원에서 제주 퍼시픽랜드로 옮겨진 큰돌고래 태지(17세·수컷)에 대해 서울시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이하 바다쉼터 추진위)는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가 태지를 퍼시픽랜드의 소유가 되지 않도록 위탁사육 기간을 연장하고 야생환경과 비슷한 바다쉼터에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바다쉼터 추진위에는 핫핑크돌핀스, 카라, 케어, 동물자유연대,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이정미 정의당 대표, 최재천 전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태지는 지난 2008년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잡혀 서울대공원으로 왔다. 이후 서울대공원 해양관에서 함께 지냈던 남방큰돌고래 금등(25세 추정·수컷)과 대포(24세 추정·수컷)가 지난 5월 22일 야생방류를 위해 제주로 떠난 뒤 태지는 생태관에 홀로 남겨졌다가 지난 6월 20일 위탁계약을 통해 제주 퍼시픽랜드로 옮겨졌다.

지난 7월 금등과 대포의 야생 방류로 서울대공원이 사실상 돌고래 번식·사육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태지는 위탁계약 기간이 끝나는 11월 말이면 퍼시픽랜드의 소유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공원측은 제주 퍼시픽랜드측과 맺은 태지의 위탁관리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민간기업과의 계약이란 이유에서다.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는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가 제주 퍼시픽랜드와의 위탁사육 기간을 연장해 큰돌고래 태지의 쇼 동원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News1

바다쉼터 추진위는 앞서 지난 6월 태지의 제주 퍼시픽랜드 이송 당시에도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바다쉼터 추진위는 "사설 돌고래 공연업체인 퍼시픽랜드는 2011년 7월에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를 제주 바다에서 20년간 불법 포획해왔음이 드러났고,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돌고래들이 몰수된 곳"이라면서 "돌고래 학대의 대명사로 알려진 곳에 태지를 보내는 것은 서울대공원이 얼마나 돌고래 문제에 대해 단순하게 대처해왔는지 보여준다"고 유감을 밝혔다.

국내 대부분의 돌고래 전시 및 공연장들이 생태설명회로 프로그램을 전환하고 있지만 퍼시픽랜드는 여전히 조련사와의 물속 공연, 고난이도의 공중회전 등 오락적인 돌고래 쇼를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바다쉼터 추진위는 서울시가 위탁기간 연장 등을 통해서라도 태지의 쇼 동원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다쉼터 추진위는 "태생부터 수입, 위탁까지 학대와 폭력, 방치, 고립에 노출되었던 태지가 좁은 수조가 아니라 드넓은 바다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라며 "태지의 삶을 어떻게 보장하느냐는 한국 사회가 비윤리적이고 야만적인 돌고래 쇼를 폐지하고 생태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가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남방큰돌고래 7마리의 성공적인 방류로 전 세계에 해양생태계 보전에 앞장서는 도시라는 위상을 떨친 서울시가 퍼시픽랜드로 태지를 떠넘기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이 아닐 수 없다"면서 "돌고래 수족관 폐지가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평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서울시는 태지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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