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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요? 책임의식 생기게 한 삶의 동반자죠"
"거북이요? 책임의식 생기게 한 삶의 동반자죠"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7.10.12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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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환 롯데케미칼 대리는 육지거북이를 기른다.(사진 본인 제공)© News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 육지거북이 등장한 적이 있다. 거북이하면 물에 사는 것을 떠올리지만 드라마에 등장한 거북이는 물이 없는 곳에 살았다. 거북이를 친동생처럼 아끼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 이준의 모습은 다소 생소하기도 했다.

알려진 인물 중에는 그룹 슈퍼주니어 예성, 금태섭 국회의원 등이 육지거북이를 키운다. 롯데케미칼에 근무하는 이유환 PM기획팀 대리도 육지거북이 예찬론자다. 그는 소설 '백년의 고독' 속 아우렐리아노라는 이름을 거북이에게 붙여주고 매일 교감한다.

"어릴 적부터 동물을 좋아했어요. 특히 뱀이나 도마뱀 같은 파충류를 좋아했죠. 어머니께서는 싫어하셨지만요.(웃음) 작년 생일에 친구들이 거북이를 선물로 줬어요. 육지거북이는 냄새가 많이 나지 않고 생긴 것도 귀여워서 어머니도 괜찮아하실 것이라는 생각에 키우게 됐습니다."

두 살 된 호스필드 육지거북이의 동작 하나하나가 그에게는 사랑스럽다. 하루 15시간을 자는 거북이의 특성상 깨어서 활동하는 모습을 길게 보지는 못하지만 가만히 자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흐뭇하다고. 거북이를 기르면서 '책임의식'도 생겼다.

"거북이는 포유류 반려동물과 달리 소통이 어려워요. 하지만 손바닥만한 거북이가 꼼지락거리면서 밥 먹고 변을 보고 일광욕하고 숨지도 못하는 신문지 밑에서 굴을 파려고 버둥거리는 걸 보고 있으면 귀엽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제 말귀를 못 알아들어서 답답하다 생각할 수 있는데 생각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 신비롭기도 하고요. 제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의식도 생겼어요."

그도 동물을 키우고 있다 보니 유기동물과 동물학대 등에 대한 생각이 분명했다. 말이 통하지 않고 저항할 수 없는 동물을 괴롭히는 것은 정말 비겁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또 동물학대를 한 사람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쾌락을 위해, 혹은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다른 생명체를 학대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자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저버리는 일이죠. 유기동물은 반려동물에 대한 무책임함을 넘어 때로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인들이 많이 키웠던 반수생거북인 붉은귀거북은 20cm가 넘게 자라는데 집에서 사육을 감당하지 못해 많은 거북이들이 하천 등에 방생됐죠. 천적이 없는 이들이 토종 생물들을 많이 잡아먹어서 생태계를 파괴했으니 결국 사람들의 잘못으로 해가 돌아온 셈이 됐어요."

'생의 동반자'. 그는 거북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애초 키우던 거북이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하늘나라로 보냈다. 사전공부가 덜 된 탓이었다. 그는 동물을 키울 때는 하나의 생명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반려동물을 키웁니다. 키우게 된 계기가 어찌됐든 간에 동물을 선택했다면 책임져야 합니다. 동물은 내가 기분 좋을 때 봐주고 바쁘거나 기분이 안 내키면 외면하는 장난감 같은 존재가 아니니까요. 키우기로 결심했다면 책임을 져야하고 책임을 지려면 공부와 조사는 필수죠. 제가 키우는 거북이는 수명이 60년 정도 됩니다. 별 탈 없이 큰다면 저랑 비슷하게 나이를 먹겠죠. 제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거북이와 함께 있을 겁니다."

이유환 대리가 키우는 육지거북이 '아우렐리아노'.(사진 본인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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