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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사료공장의 놀라운 비밀…수의사들도 반했다
반려동물 사료공장의 놀라운 비밀…수의사들도 반했다
  • (김제=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승인 2023.08.25 0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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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영양학회, 로얄캐닌 사료 제조 공장 방문
"사람과 다른 반려동물…맞춤형 영양소 제공"
박희명 건국대 교수(왼쪽)와 양철호 한국수의영양학회 회장이 21일 로얄캐닌 김제공장에서 연혁을 보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김제=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반려동물은 가족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아니죠. 동물에게 사람 먹는 것을 그대로 주면 안 돼요. 이곳에서는 맞춤 밸런스를 잘 지키고 있네요."

로얄캐닌(Royal Canin) 한국 공장을 둘러본 손성일 한국수의영양학회 이사의 말이다.

손 이사를 포함한 학회 임원들은 지난 21일 전북 김제에 있는 로얄캐닌코리아 공장을 찾았다.

이들은 철저한 원료 관리, 전자동화 시스템, 맞춤 영양 솔루션에 따른 사료 제조 과정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1968년 수의사가 설립…동물별 최적의 영양소 제공

공장에 들어서자 입구에서부터 로얄캐닌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로얄캐닌은 1968년 프랑스의 장 카타리(Jean Cathary) 수의사가 설립한 글로벌 펫푸드 기업이다.

2002년 스니커즈 초콜릿으로 유명한 마즈(MARS) 그룹에 인수됐다. 2003년부터 동물병원 전용인 처방식 사료를 선보였고 반려동물마다 다른 최적의 영양소를 제공하기 위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에는 세계에서 15번째 공장인 김제 공장을 가동했다. 이곳은 아시아태평양 생산기지다. 일본, 뉴질랜드 등 9개국에 사료를 공급하고 있다. 연간 1억달러(1333억5000만원) 수출을 달성해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수출의 탑'도 수상했다. 현재 대한민국 펫푸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로얄캐닌은 전세계 16개 공장에서 동일한 산업공정과 품질 및 식품안전관리 기준을 적용한다. 전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수준의 품질 및 식품 안전성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

특히 단일 브랜드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할 만큼 반려동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인기 비결은 '맞춤 영양'과 '기호성'이라고 로얄캐닌 관계자들이 귀띔했다.

사료의 주원료는 닭, 오리와 같은 조류의 간, 허파 등 내장이다. 원료는 국내에서 인정하는 기업에서 검증받은 부산물을 깨끗하게 세척 후 사용한다. 육식동물의 습성을 고려하면서 살코기를 과하게 넣지 않아 다른 종의 동물들이 불필요한 희생을 당하지 않도록 한 '착한' 원료다.

곽영화 수의사는 "동물들은 사냥하면 내장부터 먹는다"며 "자신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음식을 좋아하는 것도 습성도 있고 내장에는 단백질, 타우린, 비타민B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육식동물인 고양이도 곡물을 먹는다. 초식동물의 내장을 보면 곡물이 있는데 동물성 단백질과 동시에 식물성 영양소도 섭취하는 것"이라며 "동물의 미각은 사람만큼 예민하지 않다. 강아지는 단맛을 좋아하는 반면 고양이는 단맛을 못 느낀다. 로얄캐닌은 동물의 습성에 맞춰 사료를 만든다"고 말했다.

견종별 맞춤 사료(로얄캐닌 제공) ⓒ 뉴스1


◇견종별, 묘종별, 처방식, 노령기 등 사료 종류 다양

로얄캐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제조되는 강아지와 고양이 사료 제품 종류만 700개가 넘는다.

새끼 강아지부터 성장기, 노령기에 맞는 사료가 다 따로 있다. 견종별, 묘종별, 비만과 신장·심장 질환 등 관리를 위한 사료가 각기 다르다. 동물의 이빨 모양에 따라 알갱이의 형태가 다른 사료도 있다.

공장은 전자동화 시스템이 가동돼 사료를 제조한다. 모든 사료는 원료를 가루 형태로 만든 다음 반죽을 한다. 흔히 말하는 육분, 고기를 분말화하는 작업을 거친다. 고온과 고압에서 조리하는 익스트루전(팽화)과 포장 작업까지 모든 과정이 기계를 통해 진행된다.

무엇보다 철저한 위생을 내세웠다. 내부는 오염을 방지하면서 작업 과정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통유리가 설치돼 있다.

김종민 로얄캐닌 수의사는 "원료 이동부터 포장 작업까지 오염 방지를 위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다"며 "펫푸드마다 다른 열처리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은 보호자들 사이에서 로얄캐닌 사료의 기호성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우리 강아지, 고양이는 로얄캐닌 사료만 먹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는 조류의 내장에서 추출한 지방과 단백질로 만들어진 기호성 증진 물질을 알갱이에 코팅한 덕분이다. 사료 제조 과정 마지막에 기호성 증진 물질을 스프레이처럼 뿌리는 모습은 지켜본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한 수의사는 "로얄캐닌은 사료 냄새가 확실히 다르다"며 "검증된 원료에 알갱이마다 반려동물들이 좋아하는 고소하면서 꼬릿한 냄새를 입히니 더 잘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의영양학회 임원진이 21일 로얄캐닌 김제공장을 둘러본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동물복지, 지속가능성 추구…사료를 디자인하다"

로얄캐닌은 동물복지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

로얄캐닌과 마즈에는 펫센터와 월썸센터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반려동물이 지내기 좋은 환경에서 펫푸드에 대한 기호성, 상품성 등을 실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에도 로얄캐닌 펫센터를 벤치마킹한 반려동물 실증 종합 인프라 조성 계획이 있다.

윤성은 상무는 "로얄캐닌은 환경을 생각해 매립쓰레기 제로를 원칙으로 한다. 판매가 어려운 제품은 퇴비업체에 보내고 포장도 재활용 처리한다"며 "로얄캐닌의 펫센터 같이 최근 정부가 추진하려는 실증 인프라가 잘 정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공장 곳곳에는 "로얄캐닌의 고객은 보호자가 아닌 동물"이라는 점이 강조돼 있었다. '사람과 불필요한 먹이 경쟁을 하지 않고 사료를 디자인한다'는 신념으로 영양 맞춤형 제품을 내놓는다는 자부심도 엿보였다.

로얄캐닌 공장을 둘러본 양철호 한국수의영양학회 회장은 "동종업계 수출 1위, 글로벌기업답게 자동화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며 "펫푸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영양인 만큼 '맞춤 영양'에 따라 앞으로도 제품을 잘 만들어 반려동물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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