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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장애 앓던 리트리버…수의사와 함께 만든 기적[신사경의 동물재활]
틱장애 앓던 리트리버…수의사와 함께 만든 기적[신사경의 동물재활]
  •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신사경 수의사
  • 승인 2023.09.3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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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동물한방재활의학센터 by Dr 신사경' 이야기
홍역 앓고 버려진 강아지…치료받고 새가족 찾아
[편집자주] 사람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다. 증상에 따라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는다. 때론 침이나 재활 치료를 병행한다. 동물들도 마찬가지. 최근엔 관절 질환 치료를 위해 침 또는 재활 치료를 받는 동물들이 늘고 있다. 동물들은 어떤 때 침을 맞을까. 신사경 'VIP동물한방재활의학센터 by Dr.(닥터) 신사경' 대표원장으로부터 우리가 몰랐던 재활 이야기를 들어본다.

2013년 홍역을 앓고 주인에게 버려진 리트리버의 모습(신사경 수의사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신사경 수의사 = 'VIP동물한방재활의학센터 by Dr.(닥터) 신사경' 대표원장인 신사경 수의사는 지난 2013년 만난 리트리버 종의 강아지를 잊지 못한다.

당시 1살이었던 리트리버 동순이는 눈동자가 참 맑고 순했다. 하지만 그 눈동자에는 슬픈 기억이 있었다. 홍역 진단을 받고 주인에게 버려진 것.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도 태어나면 예방접종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동순이는 그렇지 못했다. 다행히 동물병원에 버려진 동순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수의사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고 임시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동순이는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기력이 없었다. 스스로 걷지도,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 홍역으로 인해 틱 장애 증상을 보였다.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고 하루종일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사람이 계속 딸꾹질하는 것과 흡사한 모습이었다.

뒷다리 한쪽은 쭉 펴져 있고 다른 한쪽은 완전히 굽어 있었다. 비록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했지만 사람을 보면 애교 일색이었다. 계속 안기고 싶어서 비비적댔다. 신 원장은 동순이의 그런 모습이 사랑스러우면서도 안쓰러웠다.

동순이의 치료를 위해 의료진이 머리를 맞댔다. 어느 순간 스테로이드 약물치료도 소용이 없었다. 이제는 동순이의 쭉 펴진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얘기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침과 재활치료를 받고 많이 건강해진 리트리버의 모습(신사경 수의사 제공) ⓒ 뉴스1


하지만 신사경 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당장 제 역할을 못해도 동순이에게 소중한 신체 일부를 잘라낸다는 것은 너무 성급해 보였다. 그렇게 동순이의 침 치료가 시작됐다.

신 원장은 2010년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시에 교수로부터 침 치료를 배우고 치 유니버시티의 교육 과정을 거쳤다. 이후 국내에 치 유니버시티 한국지부를 세워 침 치료의 '한방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동순이를 위해 자신이 전문 분야인 침 치료를 적극 활용했다.

동순이의 한방학적 관점에서의 증상은 '토'의 성격이었다. 좋은 정신상태로 혀는 붉고 약간 건조했다. 맥은 약했다. 몸의 온도를 보면 귀는 뜨겁고 등과 사지는 정상이었다.

한방학적 진단은 음허를 동반한 열독과 혈열이었다. 어렸을 때 걸린 전염병이라 부모로부터 받은 기가 약한 상태였다.

신 원장이 선택한 치료방법은 전침, 약침, 한약, 음식 치료였다. 재활 치료도 병행했다. 그뿐 아니라 동순이를 위해 블로그를 통해 이동봉사자와 입양 가족도 찾았다.

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동순이는 치료를 거듭할수록 전반적인 상태가 호전됐다. 뒷다리를 쓰지 못해 두 발로 걷던 동순이는 휠체어에 의지해 점차 네 발로 걷기 시작했다.

침과 재활치료를 받고 많이 건강해진 리트리버의 모습(신사경 수의사 제공) ⓒ 뉴스1


살려는 의지를 보인 동순이는 새로운 가족도 만났다.

신사경 원장은 "양방과 한방, 재활치료의 협진은 질병으로 인해 버려진 동물에게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기적을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동순이와 같은 동물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해피펫]

신사경 수의사 프로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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