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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저병 백신 연구만 10년…꿀벌 살리고 식량안보 지킵니다"[펫피플]
"부저병 백신 연구만 10년…꿀벌 살리고 식량안보 지킵니다"[펫피플]
  •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승인 2024.02.2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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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달란 원헬스 비즈니스 개발 대표 인터뷰
페르난도 카르카모 달란 대표(왼쪽)와 나이젤 스위프트 디렉터는 21일 경기 성남 대한수의사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사라진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실종되거나 집단 폐사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과학자, 수의사들의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꿀벌은 꽃 사이를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운반해 수정시키는 '수분' 활동을 한다. 과일, 채소 등 식량 생산을 위한 중요한 매개체다.

하지만 최근 환경 파괴, 전염병, 항생제와 살충제 살포, 말벌의 공격 등으로 인해 꿀벌의 수가 급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생명공학기업 달란 애니멀 헬스(Dalan Animal Health)는 세계 최초로 꿀벌 유충에 발생하는 '부저병' 예방백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방한한 달란의 원헬스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사 페르난도 카르카모(Fernando Carcamo) 대표와 나이젤 스위프트(Nigel swift) 이사는 지난 21일 대한수의사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꿀벌 백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페르난도 대표는 스페인 마드리드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수의사다. 나이젤 이사는 UC데이비스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수의사로 내과전문의다.

이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 환경 변화, 벌의 유충에 기생하는 진드기 제거를 이유로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 등이 문제돼 꿀벌 수가 줄어들고 있다. 전염병에 감염되면 벌들이 벌통과 함께 소각되는 비극도 생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꿀벌의 수가 급감하는 상황이다.

나이젤 이사는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통제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항생제를 많이 쓰고 이로 인해 내성이 생기는 것"이라며 "3대 가축 질병 중 하나가 아메리카 부저병"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페르난도 카르카모 달란 대표와 허주형 대한수의사회 회장, 나이젤 스위프트 디렉터가 21일 경기 성남 대한수의사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달란은 미국 조지아주립대학교 내 기반을 둔 기업이다. 아네트 클라이저 최고경영자(Annette Kleiser CEO)를 비롯한 창립자들은 핀란드 대학 연구실의 부저병 백신 연구 결과물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 결과물은 지난 2022년 12월 미국 농무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현재 미국, 캐나다 등에 유통 중이다. 페르난도 대표와 나이젤 이사는 백신을 유럽 등에 알리고 협업을 위한 총괄을 맡고 있다.

페르난도 대표는 "백신은 창립자들이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에서 처음 연구개발을 시작했고 10년 뒤 완성됐다"며 "꿀벌은 왕복 16㎞까지 날아다니기 때문에 샘플을 모으고 데이터 만드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연구 중단 위기도 여러 차례 있었다. 허리케인이 와서 벌통을 쓸어가고 말벌이 와서 공격하는 바람에 애써 모은 데이터가 날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10년 넘는 연구 끝에 백신을 개발하게 됐다.

달란이 만든 백신은 비활성화된 P.larvae 박테리아를 활용해 만든 박테린이다. 예방적 생물학적 제제로 유기농업에 적합하다는 특징이 있다. 무(無)화학, NON-GMO로 안전성까지 갖췄다.

사용도 간편하다. 박테린 사료를 설탕 사료에 넣으면 일벌들이 이를 삼켜 로얄젤리를 만든다. 로열젤리를 먹은 여왕벌이 낳은 알이 부화하고 유충에 항체가 생기는 원리다.

나이젤 디렉터는 "양봉농가의 400개 벌집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200개 예방접종군은 부저병에 감염되지 않았다"며 "이 백신은 식량안보에 중요한 꿀벌 제품의 항생제 잔류물을 줄여 사회에 큰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도 대표는 "백신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꿀벌의 질병을 통제할 기회를 제공하고 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향상시킨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원헬스 접근 방식을 통해 벌의 건강과 나아가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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