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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조 반려동물 산업, 한국 스타트업이 '일' 낸다"[퍼스트클럽]
"450조 반려동물 산업, 한국 스타트업이 '일' 낸다"[퍼스트클럽]
  • (서울=뉴스1)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이정후 이승배 기자
  • 승인 2024.03.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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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테크놀로지 큐레이터' 김종갑 GDIN대표
GDIN, 대한수의사회와 손잡고 국내 반려동물 산업 육성 나서
김종갑 GDIN(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 대표이사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3.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이정후 이승배 기자 = "자가 지방 조직을 추출해서 4D 바이오프린터에 투입하면 AI가 재생 패치를 만들어냅니다. 괴사한 곳에 붙이면 새살이 나오죠. 인체용으로 개발했지만 반려동물에도 충분히 쓰일 수 있습니다. 수술 후 완치까지 오래 걸리는 반려동물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이 기술을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했어요. 상장예비심사까지 마치고 곧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 스타트업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광활한 반려동물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파트너'를 만나게 해 주는 일이죠. 파트너와 합작법인(조인트 벤처)을 설립하고 실제 비즈니스가 될 수 있도록 '매칭'(연계)해 주는 일을 GDIN이 하고 있습니다."

김종갑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 대표는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산업을 연결하는 '테크놀로지 큐레이터'를 자처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종 산업을 디지털 기술로 연결했던 그의 경험에 비춰보면 아직 열리지 않은 사업 기회가 무궁무진해 보였다. 그가 대한수의사회와 '반려동물 산업 육성 협의체'를 구성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반려동물 산업과 ICT를 접목한 신산업에 대해 그는 "우리 기업들이 뛰어들기에 늦지 않은, 이제 막 개화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GDIN은 201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부설 기관인 '본투글로벌센터'가 전신인 비영리재단이다. 김 대표는 2015년 본투글로벌센터의 센터장으로 취임, 지난해 기관이 GDIN으로 명칭을 변경한 뒤에도 국내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GDIN이 글로벌 진출을 도운 스타트업은 3000여 곳이 넘는다. 해당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만 총 36억5000만 달러로 센드버드, 뤼이드 등 글로벌에서 인정받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신생벤처)이 GDIN의 도움으로 탄생했다.

GDIN이 국내 스타트업과 해외 기업을 연결해 만든 합작법인은 36곳, 파트너십 체결은 43건에 이른다. GDIN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반려동물 산업 육성 협의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손뼉을 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연채 키움증권 부사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영섭 뉴스1 대표이사, 김소현 해마루 동물병원 이사장,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석재왕 기후위기재난대응 민간위원장, 김종갑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 대표, 임상균 매경닷컴 대표이사, 송명석 알엑스바이오 대표이사. 2024.2.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2027년 시장 규모 450조원…"경제·산업 측면으로 바라봐야"

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하던 GDIN이 반려동물 업계와 손을 잡은 건 최근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2년 335조 원에서 2027년 45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려동물 산업에 ICT를 접목하면 시장 수요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GDIN은 올해 1월 대한수의사회와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지난달 △대한수의사회 △하나은행 △해마루동물병원 △뉴스1·매경닷컴 △벤처캐피탈 업계와 함께 '반려동물 산업 육성 협의체'를 발족했다.

협의체 구성 계기를 묻자 김 대표는 "ICT는 특정 분야가 아니라 전체 산업에 필요한 기술"이라며 "특히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생각하면 반려동물 산업 역시 ICT가 접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려동물의 경우 건강상 문제가 있어도 표현할 수 없어 질병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하면 반려동물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원격 상담과 진료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사회·문화적 측면만 집중했지만 경제·산업적 측면에도 눈을 돌릴 때"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2전시장에서 열린 2023 메가주 일산에 반려동물용 비옷이 전시되어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해외에선 이미 유니콘 기업 등장…"국내 성공 사례도 늘어나야"

국내에서 생소할 수 있는 반려동물과 ICT의 결합은 이미 유니콘이 등장할 정도로 큰 시장이다.

영국의 '버터넛 박스'(Butternut Box)는 반려견을 위한 맞춤형 사료를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9월 2억8000만 파운드(약 4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펫시터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스타트업 '로버'(Rover)는 2021년 나스닥 상장을 통해 시가총액 1조 원이 넘는 기업이 되기도 했다.

또 미국 스타트업 '본드 벳'(Bond Vet)은 오프라인 동물병원을 기반으로 온라인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국내 반려동물 산업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국내 창업 후 미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비대면 상담 기업 닥터테일은 '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았고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기업 핏펫은 해외 VC로부터 2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성공 사례들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며 "더 많은 해외 진출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 대한수의사회 등과 반려동물 산업 육성 협의체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종갑 GDIN(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 대표이사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3.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IR 데이 매달 1회 진행…"해외 진출 스타트업 만든다"

이번 협의체에서 GDIN은 그동안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며 갖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한다. 해외 정부나 공공기관, 글로벌 기업 및 투자자와 맺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반려동물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매달 셋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반려동물 관련 기업 IR 데이'를 공동 주관해 해외 파트너 기관을 대상으로 국내 반려동물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22일 열리는 IR 데이에는 동물용 조영제와 원격 영상 판독 서비스를 개발한 '오르바이오', 인공지능 기반 장기·피부 재생 플랫폼 기업 '로킷헬스케어', 동물용 생체접착제 개발사 '더마글루',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기능성 사료 제조 기업 '바비스팩토리' 등이 사업 소개에 나선다.

김 대표는 "22일 처음으로 진행하는 IR 데이에는 글로벌 시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엄선해 참여시켰다"며 "뛰어난 기술을 보유했음에도 각종 규제로 성장이 어려운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이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은 진입 장벽이 낮은 반려동물 시장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고 글로벌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정리=이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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